포스코·현대제철 2Q 영업익 2조 넘는다.."풀가동도 모자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2분기 '역대급' 분기 성적표를 내놓으며 총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포스코의 영업이익만 놓고 봐도 2조원이 넘을 것으로 내다보는 증권사도 있다. 공급을 웃도는 수요로 제품 가격이 인상되면서 올해 내내 철강사들의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를 합한 금액은 2조1931억원이다.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8.9% 증가한 1조7758억원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은 전년 동기 대비 2880.3% 증가한 4173억원으로 추정된다.
포스코가 컨센서스를 달성하면 2011년 2분기 영업이익인 1조7460억원 이후 10년 내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다. 특히 미래에셋,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포스코가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철강 최대 호황이었던 2008년 3분기 영업이익인 1조9830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하게 된다. 현대제철도 컨센서스대로라면 2015년 2분기 이후 6년만에 영업이익 4000억원대를 기록하게 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1분기에도 각각 1조5524억원, 30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 하반기까지 무난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는 포스코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전년 동기 대비 169.6% 증가한 6조4787억원으로 전망한다. 현대제철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전년 동기 대비 1851.8% 증가한 1조4248억원이다.
이는 높은 철강 수요로 인한 글로벌 가격 인상 추세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으로 전 세계 경기가 살아나면서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의 철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저가 중국산 철강재와 일본산 철강재가 대거 유입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국내 철강재 가격보다 국제 가격이 높아 수입량도 줄어들 정도다. 포스코의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 여파로 77%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풀가동'을 해도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지만, 수요가 넘치다보니 철강재 가격 인상폭이 더 컸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원자재 가격이 실시간 반영되는 국내 유통향 후판 가격도 많이 올랐다. 지난해 12월 톤당 65~70만원이던 후판 유통가격은 지난달 120만원 안팎까지 2배 가까이 올랐다. 후판 가격이 톤당 100만원을 넘은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철근 유통가격은 올 초 70만원대에서 지난달 90만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최근 135만원까지 올랐다. 열연강판도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인상됐다.
지난 몇 년간 동결되거나 인하됐던 조선 후판과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도 철강업계의 승리로 끝났다. 올 상반기 조선 후판 가격 협상은 톤당 10만원 안팎 수준에서 올리는 것으로 합의됐다. 현대차·기아와 자동차용 강판 가격도 4년만에 톤당 5만원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자동차 강판 인상분은 지난 4월 공급물량부터 소급 적용된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대형 실수요기업 대상 직거래가 70% 전후를 차지하는 철강업계 특성상 수익성이 크게 증대될 수밖에 없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이 전체 생산량의 25~30%를 차지한다. 현대제철은 생산하는 자동차 강판의 대부분을 현대차·기아에 납품하고 포스코는 10% 내외를 납품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인상 합의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봉형강도 국내 건설용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축용 수요와 SOC(사회기반시설)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며 "특히 철근 같은 경우 대부분 내수용인데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넘쳐 풀가동하니까 원가가 떨어져 고정비 감소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수익성이 많이 개선되고 제품 인상분이 적용돼 영업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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