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이 이란핵합의에 미치는 영향은?
[경향신문]
이란이 오는 18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4파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는 대미강경파인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의 승리가 유력하다. 새 대통령은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진행 중인 미국과의 관계에서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파르스통신은 16일 이틀 뒤로 다가온 대선이 보수 후보 3명과 온건 개혁 성향 후보 1명의 구도로 치러진다고 보도했다. 최종 후보는 강경 보수파 에브라힘 라이시 사법부 수장, 온건 개혁파 압돌나세르 헴마티 전 중앙은행 총재, 보수파 모흐센 레자에이 전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보수파 아미르 호세인 가지자데 하셰미 의원으로 좁혀졌다. 대선 후보 7명 중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았던 후보 3명은 사퇴했다.
현지 매체들은 라이시 후보가 무난히 승리하리라고 내다봤다. 여론조사기관 ISPA가 지난 9~10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라이시는 63~65%를 득표할 것으로 조사됐다. 하산 로하니 현 정권의 기조를 계승할 헴마티 후보의 지지율은 2.8~3%에 그쳤다.
강경 보수 이슬람 성직자인 라이시는 30년간 법조계에 몸담은 인물이다. 검사, 대법관 등을 거쳐 2019년 사법부 수장직에 올랐다. 1988년 1000명 넘는 좌익 정치범들에게 사형을 선고해서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그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창시자 무하마드의 후손으로 존중받는 ‘세예드’ 출신이다. 82세인 하메네이가 사망하면 그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에 오를 잠재 후보로 꼽힌다. 대선에선 재수생이다. 2017년 대선에 도전했지만, 38%를 얻는 데 그쳐 대미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에게 패했다.
반면 개혁파 단일 후보인 헴마티는 전형적인 기술관료 출신이다. 국영TV 기자, 은행과 보험 분야를 거쳐 2018년 이란 중앙은행 총재직에 올랐다. 인지도도 약한 데다 무색무취한 성격이라 “개혁주의자들의 지지를 모을 주요 추종자가 없다”고 중동전문매체 알모니터가 분석했다. 로하니 정권의 중앙은행 총재로서 이란의 경제 위기와 높은 인플레이션에 책임이 있는 인물로 지목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 대선은 국민의 무관심 속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가디언은 2017년 대선 투표율이 73%였던 것과는 달리 이번 대선 투표율이 40%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하메네이가 통제하는 헌법수호위원회가 유력 개혁파 정치인들의 대선 출마 자격을 대거 박탈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에 반발한 젊은 세대 중심으로 대선 보이콧 운동이 일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JCPOA 복원 협상을 진행 중인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앞으로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라이시는 지난 12일 TV토론에서 “미국과의 JCPOA 복원 협상에 계속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핵 거래를 더 잘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로하니 정부보다 “강력한 정부”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반면 대선이 JCPOA 복원 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도 있다. 알자지라는 “최종 결정 권한이 있는 하메네이가 JCPOA 복원 협상을 지지하고 있다”며 “미국이 제재 완화에 대한 타협을 거부하지 않는 한 협상 과정은 이란 대선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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