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조기 인상에 꺾인 최고치 행진.."상승 재개" VS "횡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코스피가 주춤했다. 미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금리 조기 인상 시사 여파다. 연준의 금리 조기 인상 시그널은 예상됐던 바다. 다만 향후 증시 방향을 두고 증권가의 전망이 갈린다.
이날 개인은 1조374억원을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570억원, 688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개인의 순매수는 5월 13일(1조4425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업종별로는 종이·목재, 화학, 의료정밀은 강보합이었다. 철강·금속, 기계, 전기·전자, 은행은 1%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는 카카오가 2.8% 오르며 NAVER를 제치고 시총 3위에 복귀했다. 이날 카카오의 시총은 65조2576억원으로, NAVER(63조7342억원)보다 1조5000억원가량 많다.
LG화학은 영국 정부와 배터리 공장 설립 논의 소식에 3.22% 뛰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등은 1%대 약세였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5.23포인트(0.52%) 오른 1003.72에 마감했다. 4월 27일(1021.01) 이후 한 달 반 만에 종가 1000선을 달성했다.
개인은 1315억원을 팔아치웠고, 외국인과 기관은 1239억원, 243억원을 사들였다.
대부분 업종이 빨간 불을 켠 가운데 오락문화, 방송서비스, 컴퓨터서비스, 통신장비 등이 1~2% 올랐다. 디지털컨텐츠, 섬유의류, 종이목재 등은 약보합세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 중 에코프로비엠이 4% 넘게 올랐다. CJ ENM(3.26%), 에이치엘비(2.72%), SK머티리얼즈(1.92%) 등도 강세였다. 카카오게임즈(-1.58%), 알테오젠(-1.05%) 등은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2원 오른 1130.4원에 마감했다.
16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00~0.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린 이후 10번 연속 동결이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 성명과 함께 발표된 SEP(경제전망요약) 점도표에 쏠렸다. 점도표에 따르면 18명의 위원 중 11명이 오는 2023년 말까지 최소 두 번 이상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3개월 전만 해도 금리 인상은 2023년 이후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논의 시사 발언도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봐도 좋다"며 "다만 테이퍼링 관련 결정 발표 전 사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긴 했지만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회복에 맞춰 연준 정책이 변화한다는 신뢰가 유지된다면 크게 시장의 방향을 바꿀만한 환경 변화는 아니다"라며 "경기 회복 간격에 맞춰서 통화정책이 당겨지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공식적인 테이퍼링은 8~9월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FOMC 자체로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테이퍼링과 통화정책 변경의 영향권으로 간다는 점이 훨씬 더 분명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FOMC 이후 국내 증시 향방과 관련해선 증시 상승 재개와 횡보 국면으로 나뉘었다.
증시 강세론자로 꼽히는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준금리 인상 우려의 일정부분 선반영과 성명서에 테이퍼링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 충격 강도는 멀지않은 시점에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며 "코스피도 단기 변동성 확대 이후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1135 ~ 1140원선을 넘어서지 않고, 코스피가 12개월 선행 PER(주가이익비율)의 올해 저점 수준인 3200선 전후에서 지지력을 확보한다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이라며 "한미 통화스왑 연장이 원화 약세압력을 제어하고 글로벌 경제전망, 기업이익 전망 상향조정이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여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반기 이후 개선될 외국인 유입 환경도 긍정적이다. 이경수 센터장은 "연초에는 미국 홀로 경기 회복으로 인한 달러 강세로 비달러화 자산인 신흥국 증시 자금 유입이 크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유럽·한국·일본 등 미국 이외 지역도 집단면역에 들어가며 서비스업 경기가 회복되고, 달러 흐름이 안정화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베어(bear) 하우스'로 꼽히는 IBK투자증권의 정용택 본부장은 보수적인 시각을 보였다. 정 본부장은 "시장은 당분간은 지금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지는 않더라도 횡보와 순환매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번 금리 조기 인상 시사도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에 변동성이나 하락 압력이 점점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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