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정상회담은 잃을 것 없는 푸틴과 벌인 바이든의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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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더 큰 부담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N은 '푸틴을 상대로 한 바이든의 도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회담은 그 자체로 푸틴에게 당근을 준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은 푸틴이 회견 석상에서 바이든보다 우위를 점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한다는 것을 고려해 두 정상이 공개적으로 발언을 주고받는 상황을 피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CNN이 익명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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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더힐, 폴리티코 등 일제히 "성과 마땅치 않다"
푸틴, 美 사이버공격 지적에 "대부분 미국발" 역습
바이든 회견 질문 순서도 미리 정해, 푸틴과 대비
16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더 큰 부담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잃을 것이 적은 푸틴에 비해 바이든이 푸틴과 대화를 시도한 것 자체로 악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관계 개선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자평했지만 미 외신들은 “바이든이 도박을 감행했고 마땅히 얻은 것은 없었다”고 했다.
CNN은 ‘푸틴을 상대로 한 바이든의 도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회담은 그 자체로 푸틴에게 당근을 준 것”이라고 했다. 핵심 쟁점 사안인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우크라이나 반군 지원 △러시아 정보기관의 미 대선 개입 의혹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문제 등에 대해 양측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가 사실상 어렵고, 바이든은 “미국과 잘 지내야 러시아에 이익”이라는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역시 “양측 모두 4시간의 회동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건설적' 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예상대로 핵 무기에서부터 우크라이나 문제 등 예민한 이슈에 대해 계속 논의하기로 한 것 외에 따로 기억할 만큼의 소득은 없었다”고 했다. 사이버 공격 책임론과 관련해서도 푸틴은 오히려 미국의 결점을 지적하며 비난을 회피하는 전형적인 전략을 성공적으로 사용했다고도 평가했다.
그간 미국은 정부기관 해킹과 송유관 회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랜섬웨어 공격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푸틴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세계 사이버 공격의 대부분은 미국의 사이버 영역에서 수행된다”며 비난의 화살을 미국으로 돌렸다.
이날 장장 4시간에 걸친 회담 끝에 각자 기자회견을 연 것 역시 미국 측의 부담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양측은 당초 공동 회견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미국은 푸틴이 회견 석상에서 바이든보다 우위를 점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한다는 것을 고려해 두 정상이 공개적으로 발언을 주고받는 상황을 피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CNN이 익명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의 기자회견 방식을 두고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푸틴이 55분의 회견 동안 프롬프터(자막을 보여주는 기기)도 없이 20개 넘는 질문에 답했지만, 바이든은 기자들의 질문 순서를 미리 정해 프롬프터를 보고 했는데도 7개 질문에 그쳤다”고 했다. 또 백악관 보좌진이 질문자명단을 바이든에 미리 적어준 데 대해서도 “약해보였다”며 “바이든이 왜 푸틴과의 공동 회견을 두려워하는지 알만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난처한 질문을 받고 당황한 바이든이 비속어를 사용하는 모습까지 언론에 그대로 공개돼 빈축을 샀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기 직전 CNN 기자로부터 “푸틴이 왜 행동을 바꿀거라고 자신하느냐”는 기습 질문을 받았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회견 중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푸틴이 어떻게 행동할지) 한번 지켜보자”고 말한 데 대한 재질문이었다.
퇴장하려던 바이든 대통령은 뒤돌아서서 검지 손가락을 흔들며 “나는 자신한다고 말한 적 없다”며 “왓더헬(What the hell·빌어먹을)”이라고 했다. 그는 “내 말도 이해를 제대로 못하면 당신은 (기자라는) 직업을 잘못 찾았다” 등 공격적인 발언을 덧붙이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바이든은 이후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해당 기자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회담은 두 정상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참여한 2대2 회담으로 시작했다. 이어 양측에서 5명씩 참가한 확대 회담 등으로 형식을 바꿔가며 4시간 가량 진행됐다. 그러나 두 정상만 단독으로 대면한 순간은 없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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