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목의 '미니 닥터' 실력 더 좋아진다

조미덥 기자 2021. 6. 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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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건강검진 기기' 진화.. 레이저 이용 혈당 측정 기술 적용
삼성·애플, 내년 동시 출시 전망.. 애플, 의사 고용·원격진료 구상도

[경향신문]

지난해 9월에 출시된 애플워치6.<홈페이지 캡처>

손목에 차는 스마트워치가 ‘실시간 건강검진’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심박수, 혈압, 산소 섭취량, 심전도 측정을 넘어 곧 혈당(포도당) 측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고객의 실시간 정보에 기반한 1차 진료와 ‘건강 모니터링’ 구독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어 스마트워치를 통한 사업 영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제조사들은 제품의 건강 측정 기능을 새로 추가하는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애플워치6와 갤럭시워치3에 혈중산소포화도와 심전도, 최대산소섭취량을 측정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혈중산소포화도는 호흡기를 통해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는지 보여주는 수치인데, 코로나19에 걸리면 혈중산소포화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마트워치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살필 수 있다고 주목받았다. 심전도는 부정맥 등 심장질환의 위기 징후를 알려주고, 최대산소섭취량은 심폐 능력을 보여준다. 애플은 최근 애플워치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통해 수면 중 분당 호흡 횟수도 측정할 수 있게 했다.

갤럭시워치3. <홈페이지 캡처>

애플과 삼성전자의 시선은 이제 혈당 측정으로 향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초 팔의 혈관에 빛을 비춰 혈당과 혈압, 알코올 수치를 측정하는 기술로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2019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팀과 함께 레이저를 쏴 혈액에서 혈당 수치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업계에선 양사가 내년쯤 혈당 측정이 가능한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확한 측정이 된다면 그동안 혈당을 잴 때마다 상처를 내 피를 뽑아야 했던 당뇨 환자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워치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커진 소비자의 건강 측정 수요와 스마트워치를 헬스케어 산업의 중심기기로 키우려는 제조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의 연결성을 활용해 점유율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스마트워치 시장은 전년 동기에 비해 35% 성장했다. 점유율은 애플이 33%로 1위, 화웨이가 8.4%로 2위, 삼성전자가 8%로 3위였다.

애플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구상을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현지시간) “애플이 애플워치에 초점을 맞춰 1차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의사를 고용하려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나온 애플의 구상은 애플이 고용한 의사가 애플워치 등에서 생성된 건강 데이터를 활용해 가상 및 대면 진료를 하고, 건강 모니터링을 포함한 개인 맞춤형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애플이 최근 소비자 개인의 의료정보를 가족과 주치의 등에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이러한 구상의 시작일 수 있다.

애플의 구상은 현재로선 원격진료가 허용된 미국에서나 가능한 얘기다. 한국에선 원격진료의 의료 공공성과 개인 의료정보보호 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선 전자기기에 의료 관련 기능을 넣는 것도 여러 제한이 있다”며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면서 의료 공공성도 지키는 방안에 대해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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