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막아라' 신세계-네이버가 그리는 e세상은?

김은령 기자 2021. 6. 1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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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과 네이버 연합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가까워지면서 두 회사가 그리는 유통 연합의 청사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온-오프라인 거래액 규모 75조원에 이르는 명실상부한 최대의 유통 공룡의 탄생이지만 각 주체의 역할 분담을 놓고 물음표가 나오고 있다. 특히 e커머스 사업 경쟁력 확대가 이번 인수 작업의 핵심이지만 각각 분산되어 있는 플랫폼 간의 시너지와 물류 인프라 등 추가 투자 필요성 등이 문제로 꼽힌다.

네이버와 컨소시엄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이베이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한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계약을 확정하게 되면 신세계그룹-네이버-이베이코리아라는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최대 연합군이 탄생하게 된다.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이번 입찰에 함께 참여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게 될 경우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손을 잡고 진행한 첫 협력 결과물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포함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이후 다양한 협력 방안을 두고 양 측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의 협력은 쿠팡이 치고나가는 온라인 유통 생태계에서 뒤쳐질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만들어졌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 강자지만 온라인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신세계그룹의 절박함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네이버 사옥을 찾아 구축한 관계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단순 거래액 합계를 넘어서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크다. 쿠팡이 선도하고 있는 최근의 온라인 쇼핑 시장의 핵심은 물류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가 거래액 규모가 20조원으로 e커머스 점유율은 높지만 오픈마켓 사업자로 판매자와 소비자를 잇는 플랫폼 역할에 그치기 때문이다. 물론 자체 물류센터 운영 등도 일부 진행 중이지만 쿠팡 등 경쟁사에 비해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와 역할이 겹친다.

네이버가 그동안 사업 파트너로 CJ대한통운이 있는 CJ그룹, 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경쟁력이 강한 신세계그룹 등을 선택한 이유도 부족한 물류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이에 신세계그룹-네이버의 이베이코리아 공동인수는 향후 어떤 전략을 취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시나리오는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하고 오프라인 유통의 강점인 신선식품이나 명품 등 소싱 경쟁력과 네이버-이베이코리아의 막강한 온라인 플랫폼 트래픽과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이베이코리아는 30만명의 셀러와 판매 데이터, 300만 멤버십 유료 가입자 등 경쟁력을 갖췄다. 이같은 그림이 나오기 위해서는 물류센터 등 인프라 투자와 시스템 연계 등의 추가 작업이 필수적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 확대로 이어지겠지만 3개 업체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6개인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인 통합이 가능하겠냐는 지적과 네이버와의 역할 분담 문제가 나온다"며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향후 전략적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인수 확정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매각 주관사와 이마트, 네이버 등 관련 주체들은 여전히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논의 결과에 따라 딜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특히 이베이본사가 15일 이사회를 열고 이베이코리아 매각 건을 상정해 논의했음에도 결론을 내리지 않은 점이 부각된다. 네이버 참여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수합병 심사도 변수로 거론된다.

이마트는 앞서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를 위해 매도자인 이베이본사(이베이Inc)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입찰 절차에 참여한 바 있으나 본입찰은 진행중이며 참여방식이나 최종 참여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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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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