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김경수 만난 이재명 "동남권 메가시티 인상적"(종합)
김 지사 "수도권은 과밀위기, 지방은 소멸위기"
이 지사 "소멸위협 느끼는 지방에 우선 투자해야"
대선 경선 견해 묻자 "오늘은 정치 얘기 않겠다"
[창원=뉴시스] 홍정명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경남도청을 찾았다.
경남도·경남연구원과 경기도·경기연구원과의 공동협력을 위한 정책협약식 체결을 위해서다. 협약 체결은 경기도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43분께 카니발로 도청 현관에 도착했고, 조영진 경남도 기획실장이 영접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확진 인원을 묻고, 2층 도지사 집무실 방문을 위한 계단을 오르면서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청년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보였다. 조 실장의 설명을 들은 후 "청사가 훤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도지사 집무실 입구 현관에서 기다리던 김경수 도지사와 악수하면서 "수고많으십니다"라고 인사했고, 김 지사는 "먼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고 화답했다.
이어 도지사실에서 가진 환담에서 김 지사는 "아침에 출발하셨느냐"고 말을 건넸고, 이 지사는 "계단의 청년 작품이 도청을 훤하게 한다"고 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1983년 경남도청을 옮기고 나서 경남도청을 방문한 첫 경기도지사이시다"고 했고, 이 지사는 "과거 경남FC 때문에 홍준표 도지사 시절에 다녀 간 적은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동남권 메가시티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역발전 플랫폼으로서 의미가 있다. 현재의 쪼개진 행정구역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지사는 "광역도가 너무 많다. 수도권과 경쟁하는 개념이 아니라 권역별 균형발전에 무게를 실은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두 지사는 비공개로 잠시 환담을 나누었고, 협약 체결을 위해 오전 11시 도정회의실로 들어섰다.
협약식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한수 경기연구원장,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홍재우 경남연구원장이 참석했고, 윤종근 경기도 정무수석, 허승범 정책기획관, 명희진 경남도 정무특보, 조영진 기획조정실장이 배석했다.
김경수 지사는 인사말에서 "경기도에서 경남까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와주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한주 경기연구원장께 감사드리며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정책 협약식은 오래 준비해온 것으로, 최초에 연구원들과 양 도간의 협약 얘기가 나왔을 때는 양 도만이 아니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발전이라고 하는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동남권 지방 정부들과 공동으로 협약식을 맺으면 어떨까 그런 논의가 있었다. 여러 가지 사정상 어려워지면서 가능한 지역부터 개별적으로 정책 협약을 맺자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오늘 협약식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경기도에서 경남 해양수산 어업인들의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와 같은 걱정과 우려를 충분히 함께 배려재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경남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양마리나 산업도 경기도에서 함께 공동 협약 내용에 포함시켜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경남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이 권역별는 초광역 협력 '부울경 메가시티'를 수도권·비수도권의 상생 발전 전략으로 정부와 함께 진행해가는 것"이라며 "부울경 메가시티가 성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건 중에 두 가지가 제일 중요한데, 정부가 국가정책으로 추진하는 것과 수도권과의 협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들이 권역별로 서로 경쟁하거나 제로섬 게임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수도권은 과밀로 인한 폐해가 있고, 지역은 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서로의 문제를 함께 협력해서 풀어나가는 그런 정책으로서 (경기도와 경남도의 정책협약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정책 협약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특히 동남권 부울경 지역이 메가시티를 앞당겨서 추진해 나가고 있는데 서로간의 협업을 통해서 성공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는 그런 의미가 있는 자리인 것 같다"고 했다.
김 지사는 "지역간 격차를 해결하는 것과 함께 대한민국 전체가 풀어나가야하는 또 하나의 과제가 남북 간의 입장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가 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번 협약 과정에 경기도와 경남이 공동으로 남북간의 교류협력사업도 함께 구축하고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는 "아까 말씀을 들어보니까, 경기도지사가 공식적으로 경남도청 방문한 것은 제가 처음이라는데,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김 지사께서 지적해주신 것 처럼 지역 균형발전, 특히 국토균형발전의 과제는 매우 중요한 현안이 되었다. 최근 우리가 현장에서 목도하는 온갖 갈등, 절망, 좌절의 원인은 기회총량의 부족이라는 것이고, 기회 부족의 핵심은 결국 성장의 침체, 저성장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가 가진 기회들이 적다 보니까 기회를 놓고 경쟁이 격화하고, 경쟁이 격화되다보면 불공정에 대한 불만이 분노로 바뀌고, 공정사회에 대한 열망이 거져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지방은 소멸의 걱정을 해야 하고 또 제가 속해있는 수도권은 폭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고, 앞으로는 국토균형발전, 정말 소멸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지방에 대한 우선적 투자, 정책의 우선적 배려, 이런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에도 사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어서 북부 또는 동부 지역이 각종 규제로 피해를 입고 있고 저발전 상태이기 때문에 SOC 우선적 투자 또는 남서부에 집중되어 있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들을 북동부 지역으로 옮기는 과제들을 현재 추진하고 있다"면서 "김경수 지사가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동남권 메가시티는 정말로 시의적절하고 유능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희도 각별히 관심 갖고 함께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김경수 지사나 저도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한편으로는 같은 당의 당원이고, 또 지방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지방정부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사실 공통점이 많다"면서 "그 중에 하나가 일본의 원전수 오염문제에 대한 공동대응 또는 북한과의 교류 협력에 있어서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것, 지원과 소통을 유효하게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연구하는 것들이 정말 중요한 공통의 과제라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함께 사는 공정한 세상, 모두가 더 잘 사는 사회, 정말로 충분히 성장하고 충분한 기회를 많은 사람이 누리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 경기도와 경남도가 함께 노력해서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의 큰 성과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와 이 지사는 정책협약서에 서명한 후 잠시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지사는 '경기도는 수도권 집중의 거대한 축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과 지방 소멸위기에 대한 대안과 정책에 대한 견해'를 묻자, "제가 수도권 단체장이기 때문에 수도권 규제 완화에 힘을 쏟으라는 요구가 있으나, 수도권 집중문제가 과거엔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을 겪고 있다. 수도권의 일방적 규제 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자치와 분권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장치로 동의한다"면서 "부울경 안에서도 창원을 중심으로 하는 것과 그 외지역의 시각차가 있다. 수도권 안에서도 차이가 있다. 규제 합리화가 필요하다. 부울경 메가시티와 같은 지역 균형발전 위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수도권 폭발을 막고 지방 소멸을 막는 정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시기에 대한 견해를 묻자, "오늘은 경남도와의 정책협약을 위한 자리인 만큼 정치적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 지사는 도청 인근의 식당에서 김경수 지사와 오찬을 함께 했고, 오후에는 경남도교육청과 창원시를 찾아 박종훈 교육감, 허성무 시장을 만났다.
박 교육감과의 환담은 25분가량 이뤄졌다.
이 자리서 박 교육감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에 대해서 같이 협의하고 노력하자"고 제안했고, "경남형 미래교육지원 플랫폼 '아이톡톡'에 대한 교육부와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또, "코로나19 시국에 교사들이 너무 고생하고 있는데 사기진작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고 요청했다.
이 지사는 "경남에도 1만3000여 명의 교육공무직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교육공무직의 정규직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할 시점이 아닌가 고민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간담회를 끝으로 첫날 방문 일정을 마친다.
18일 오후에는 경남 고성군청을 방문해 백두현 고성군수를 만나고, 고성 당항포관광지에서 경기도-고성군 문화교류 협력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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