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담자이 프라이드시티' 입지 열세 딛고 흥행할까

채신화 2021. 6. 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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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벌판에 축사·묘지·폐광까지 '악세권' 지적
"주변 그린벨트 개발 어려워"..'청약불패' 통할까

경기도 화성시 봉담 내리지구에서 분양하는 '봉담자이 프라이드시티'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허벌판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인근에 생활 인프라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묘지·축사 등 각종 혐오시설이 가까운데다 분양가까지 높게 책정돼 수요자들이 실망하는 눈치다. 

그럼에도 미래가치 상승 등을 기대하는 청약 수요가 있어 '청약 불패'를 이어갈 수 있을지 전망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단지 인근에 축사·묘지·폐광

'봉담자이 프라이드시티'가 오늘(1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내리지구 아파트 분양의 포문을 열었다.

약 26만㎡의 민간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내리지구에는 '봉담 프라이드시티' 총 4034가구와 초등학교 1곳, 공원 5곳, 주차장 2곳, 공공청사 1곳 등 각종 도시기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봉담 프라이드시티 A1블록은 GS건설(봉담자이 프라이드시티)이 지하 4층~지상 35층, 1701가구로 조성하고 A2블록은 현대건설(힐스테이트봉담 프라이드시티)이 지하 3층~지상 35층, 2333가구로 짓는다. 

먼저 분양하는 봉담자이 프라이드시티는 숲세권인 데다 초등학교가 있는 '초품아' 단지라는 점에서 신혼부부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별공급 물량이 847가구에 달하고, 조정대상지역인 만큼 전용 85㎡ 이하 가구도 추첨제(25%)가 있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입지'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다. 내리지구가 그린벨트로 둘러쌓여 있어 향후 개발을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 각종 혐오시설이 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악세권'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는 프라이드시티자이의 입주자모집공고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단지가 위치한 곳으로부터 50~150m 내 다수의 분묘가 있어 임장을 다녀온 청약 대기자들 사이에선 '묘세권', '묘지뷰', '조상(祖上)복합', '프라이드다이'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밖에 축사, 경마장, 군사훈련장 등이 가까워 냄새나 소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폐광한 광산도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행사인 DSD삼호 관계자는 "일부 가구에서 묘지가 보이긴 하지만 공동묘지처럼 묘지가 많이 모여있는 곳은 아니다"며 "축사, 승마장 등에 따른 냄새는 현장 나가서 직접 확인했지만 저기압 등 날씨의 영향이 있을 때 나는 정도지 거주하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봉담자이 프라이드시티' 입주자모집공고에 표기된 혐오시설들(위). 네이버 지도 로드뷰에서 확인한 단지 인근의 축사, 묘지 등.

전용 84㎡가 4억원대, 고분양가 논란

분양가도 만만치 않다. 

봉담자이 프라이드시티의 3.3㎡(1평)당 평균 분양가는 1323만원으로 △전용 59㎡타입은 3억540만~3억4530만원 △72㎡타입 3억6340만~4억670만원 △84㎡타입 4억2560만~4억6200만원 △105㎡타입 7억7580만원에 책정됐다. 

이는 5월말 동화지구에서 분양한 '봉담자이 라피네'보다 비싼 가격이다. 동화지구는 이미 인프라가 충분히 형성돼 있는 봉담지구와 더 가깝고 초등학교, 중학교, 이마트 등도 들어서있다.

봉담자이 프라이드시티의 경우 단지에서 반경 3km 거리에 수인분당선 어천역이 있긴 하지만 도보로 이동하기엔 거리가 멀다.

봉담자이 라피네의 분양가(평당 평균1250만원)는 59㎡타입이 3억404만~3억3131만원, 84㎡타입이 3억8358만~4억3214만원으로 봉담자이 프라이드시티에 비해 최고 5000만원은 더 저렴하다. 

봉담지구에서 가장 최근 분양한 봉담2지구 C1블록 '중흥S클래스 3차 에듀포레'(지하 2층~지상 25층, 9개 동, 707가구)도 전용 99㎡ 분양가가 3억8700만~4억2700만원이었다.

아파트 실거래 앱 '호갱노노' 커뮤니티엔 "입지도 안 좋은데 배짱 분양가"라며 고분양가라는 평이 나왔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800만~1614만원)을 비롯한 가구·가전옵션 등 유상옵션을 추가하면 분양가는 더 높아진다. 
어차피 불장... 결국 욕세권?

이같은 입지·분양가 단점이 부각되며 '청약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 특별공급 결과 당첨 커트라인 점수가 59~72㎡는 16~37점, 84㎡는 38~53점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청약은 완판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향후 내리지구에 총 4000가구의 대단지가 들어서 약 1만명의 인원이 유입된다면 인프라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총 6725가구·2015년 분양)만 봐도 허허벌판에 대단지를 조성하면서 미분양 처리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다수의 인프라가 조성되고 부동산 호황기를 맞으면서 현재는 인식이 바뀌었다. 

몸값도 두 배 정도 뛰었다. 용인 한숲시티의 평당 분양가는 790만원으로 84㎡타입이 2억7060만~2억8240만원에 분양됐지만 현재는 같은 타입이 4억~5억원에 실거래되고 있다. 봉담 프라이드시티도 단지가 조성되고 인프라까지 갖춰지면 한숲시티처럼 '욕세권'(욕, 비판, 비난 등을 듣는 아파트일수록 집값이 오른다는 의미) 단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통 호재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분당선 호매실~봉담' 연장 노선 구간을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달 예비타당성 조사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화성시 봉담읍은 강남권역까지 연결되는 신분당선 수혜를 입을 수 있다. 

DSD삼호 이 관계자도 "수원 시내까지 차량으로 20분이면 갈 수 있는 위치라 수원, 안산, 용인 쪽 분들까지도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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