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하려면 수수료 내라"..삼성·미래에셋 도입

중복청약 영향인듯..타 증권사들 눈치보기 중
증권사들 "주고객 아닌 대상에겐 수수료 받아야"

균등배분제 도입 후 첫 중복청약이 가능했던 대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청약 당시 모습.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만 시행했던 공모주 일반 청약 수수료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도입하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눈치를 보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주고객이 아닌 대상에게 청약 수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고 있어 공모주 시장에 정착할 것으로 보여진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7월5일부터 공모주 청약시 브론즈(Bronze) 등급인 개인투자자들에게 건당 2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에 앞서 삼성증권도 공모주 청약에 대한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6월28일부터 서비스 등급 ‘일반’인 고객이 대상이며 부과되는 수수료도 동일하게 2000원이다.

그간 공모주 수수료를 받아왔던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 뿐이었다. 하지만 국내 대형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연달아 일반 공모주 청약 수수료를 받기 시작함에 따라 증권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KB증권은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며, NH투자증권은 아직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즉, 업계는 후발 주자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일반 공모주 청약수수료 제도가 안착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관 청약수수료는 없었다. 하지만 2017년 NH투자증권이 넷마블 상장 당시 처음으로 배정액의 1%를 수수료로 부과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전 증권사가 적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모주 청약수수료는 중복청약 야기한 것으로 보여진다. 공모주 청약수수료는 개인이 몇 주를 신청하더라도 2000원으로 동일하다. 또 기관 투자자들에게 받는 수수료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규모다.

반면 중복청약으로 인해 증권사 인터넷은 마비되기 일쑤였다. 지난 SKIET 공모 뿐 아니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형사들의 공모주 청약이 시작되면 접속이 몰려 전산망이 마비되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균등배분제가 처음 도입했을 당시에는 수수료를 이미 받고 있는 오프라인에서 가족계좌를 가져와 청약을 문의하는 고객들로 인해 객장 업무가 차질을 빚기도 했다.

여기에 중복청약으로 최소 청약 증거금만 계좌에 입금하고 주식을 배정받으면 상장 후 팔고 잔고를 정리하는 투자자들이 대다수인 점도 영향을 줬다. 이에 증권사들이 주고객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낮은 등급에게 수수료를 받자고 판단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주 열풍으로 증권사들이 서버를 증설하면서 제반비용이 많이 들어갔는데, 이런 부분이 감안돼 수수료 부과가 시작된 것 같다"며 "전체적인 증권업계 분위기가 이건(공모주 청약 수수료) 받아야 한다는 쪽"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실제로 거래를 하는 주 고객이 아닌 균등배분을 받기 위해 청약만 하는 주요 고객들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며 "기존 고객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기 위해선 실비라도 받는 것이 맞다는 게 업계 전반의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공모주 수수료를 받기 시작한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과 기존에 공모주 수수료를 받던 한국투자증권과의 차이는 공모주 배정 여부에 따라 수수료 부과도 이뤄진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는 지난 SKIET의 사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공모주 배정 여부와 상관없이 수수료 2000원을 부과해왔다. 하지만 SKIET 공모주 청약 당시 1주도 배정 받지 못했으나 수수료만 가져갔다는 개인투자자들의 항의로 미배정 물량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균등배분이 도입됐음에도 1주도 못 받는 사례가 발생해 수수료를 면제한 것"이라며 "청약이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수수료기 때문에 1주를 배정 받지 못하더라도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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