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핫라인] '평화의 소' 추적기 1탄

이상현 2021. 6. 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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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멀찌감치 북한 땅이 보이는 경기도 김포의 취재 현장에서 한 관계자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다.

이 소가 이후 암수 송아지 한 마리씩을 낳게 되는데, 이중 손녀뻘인 암송아지가 나중에 낳았던 새끼, 그러니까 평화의 소 증손녀뻘이 되는데, 그 새끼 한 마리가 5년 전쯤 김포의 한 축산농가로 넘겨졌다고 해서 이번엔 그 농가를 찾아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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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멀찌감치 북한 땅이 보이는 경기도 김포의 취재 현장에서 한 관계자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다. "저기 보이는 섬 있죠? 저기가 옛날에 북한 소 떠내려왔던 곳이잖아요? 기자님 기억하시나요?" 불현듯 옛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아, 맞아 그런 일이 있었지…' "아, 맞아요, 그 소 지금 어떻게 됐대요?" "음, 뭐 농가에서 키우다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겠네요."

경기도 김포시 유도

이 대화가 있은 지 며칠이 지난 후 우리는 2021년 새해를 맞았다. 신축년, 소의 해였다. 각종 매체는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소와 관련된 많은 기사들을 쏟아냈고 통일전망대 프로그램에서 현장코너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로선 자연스럽게 며칠 전 김포에서 대화를 나눴던 북한 소가 다시금 떠올랐다. 그 소,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졌고, 적극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1997년 1월 17일 '평화의 소' 구출작전

먼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지금까지 나온 관련 기사와 자료들을 검색해봤고, 당시 관할 관공서였던 김포시청에도 문의해봤다. 1996년 여름 홍수 때 북한에서 떠내려오던 황소 한 마리가 한강하류의 비무장지대 섬 유도에 올라가 홀로 추위와 굶주림에 떨며 살아왔고, 1997년 1월 17일 김포시청과 해병대에 의해 구출된 사건. 구출된 이 북한 소에겐 남북평화를 가져다줄 거라는 기대 속에 '평화의 소'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당시 거의 모든 언론에 주요뉴스로 일제히 보도됐다. 그 이후엔 어떻게 됐을까?

1998년 1월 '평화의 소', 제주 암소와 결혼

1998년 1월 제주에서 공수된 한우 암소, '통일염원의 소'로 불리워지게 된 그 암소 한 마리를 신부로 맞이했던 평화의 소는 7년간 매년 1마리씩 모두 7마리의 송아지를 낳았고, 2006년 5월 29일 오후 갑자기 시름시름 앓다가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수소문 끝에 당시 이 '평화의 소'를 마지막으로 사육했던 농민을 찾아냈고, 그 농민 조문연 씨를 만나봤다.

'평화의 소' 마지막 1년의 사육을 맡았던 김포 통진두레놀이보존회와 보존회 간부였던 조문연 씨. '평화의 소' 유골함은 현재 그 보존회에서 보관 중에 있었고, 전시관을 통해 일반에 공개돼 있었다. '평화의 소'는 이제 유골만 남았지만 그 소가 낳았던 7마리의 새끼들, 그 소들은 어떻게 됐을까? 다시 추적에 나섰다.

'평화의 소' 후손 사육농가

1998년 말에 태어난 첫 번째 새끼는 '평화통일의 소'라는 이름을 받고 엄마의 고향인 제주도로 보내진다. 그리고 두 번째에서 여섯 번째 새끼들은 암소의 경우엔 일반농가에 분양됐고, 숫소들은 고기소로 사육돼 팔려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사육자인 조문연 씨가 키우던 중 태어났던 마지막 7번째 새끼. 이 소가 이후 암수 송아지 한 마리씩을 낳게 되는데, 이중 손녀뻘인 암송아지가 나중에 낳았던 새끼, 그러니까 평화의 소 증손녀뻘이 되는데, 그 새끼 한 마리가 5년 전쯤 김포의 한 축산농가로 넘겨졌다고 해서 이번엔 그 농가를 찾아가봤다.

'평화의 소' 가계도

농가 주인 이진해 씨에 따르면 그 '평화의 소' 증손녀, 4세를 임신상태에서 넘겨받았는데 새끼를 낳고 도축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 낳은 새끼, 그러니까 '평화의 소' 5세를 그 농가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그 5세가 7개월 전 암송아지, '평화의 소' 6세를 한 마리 낳아 같이 길러지고 있었다. 결국 20년 넘게 흐르는 세월동안 북한 출신인 '평화의 소' 핏줄은 대를 넘어 6세까지 흐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화의 소' 5세
'평화의 소' 6세

평화의 소가 구출됐던 김포 그곳에서 후손을 확인했던 필자는 더 욕심이 났다. 평화의 소가 제주출신 암소를 신부로 맞아 1998년 말에 낳았고 이후 엄마의 고향인 제주도로 보내졌던 첫 번째 새끼. 이번에 그 핏줄을 찾기 위해 제주도로 향했다.

(to be continued)

(이상현)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279613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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