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핫라인] '평화의 소' 추적기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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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멀찌감치 북한 땅이 보이는 경기도 김포의 취재 현장에서 한 관계자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다.
이 소가 이후 암수 송아지 한 마리씩을 낳게 되는데, 이중 손녀뻘인 암송아지가 나중에 낳았던 새끼, 그러니까 평화의 소 증손녀뻘이 되는데, 그 새끼 한 마리가 5년 전쯤 김포의 한 축산농가로 넘겨졌다고 해서 이번엔 그 농가를 찾아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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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멀찌감치 북한 땅이 보이는 경기도 김포의 취재 현장에서 한 관계자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다. "저기 보이는 섬 있죠? 저기가 옛날에 북한 소 떠내려왔던 곳이잖아요? 기자님 기억하시나요?" 불현듯 옛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아, 맞아 그런 일이 있었지…' "아, 맞아요, 그 소 지금 어떻게 됐대요?" "음, 뭐 농가에서 키우다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겠네요."
이 대화가 있은 지 며칠이 지난 후 우리는 2021년 새해를 맞았다. 신축년, 소의 해였다. 각종 매체는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소와 관련된 많은 기사들을 쏟아냈고 통일전망대 프로그램에서 현장코너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로선 자연스럽게 며칠 전 김포에서 대화를 나눴던 북한 소가 다시금 떠올랐다. 그 소,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졌고, 적극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먼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지금까지 나온 관련 기사와 자료들을 검색해봤고, 당시 관할 관공서였던 김포시청에도 문의해봤다. 1996년 여름 홍수 때 북한에서 떠내려오던 황소 한 마리가 한강하류의 비무장지대 섬 유도에 올라가 홀로 추위와 굶주림에 떨며 살아왔고, 1997년 1월 17일 김포시청과 해병대에 의해 구출된 사건. 구출된 이 북한 소에겐 남북평화를 가져다줄 거라는 기대 속에 '평화의 소'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당시 거의 모든 언론에 주요뉴스로 일제히 보도됐다. 그 이후엔 어떻게 됐을까?
1998년 1월 제주에서 공수된 한우 암소, '통일염원의 소'로 불리워지게 된 그 암소 한 마리를 신부로 맞이했던 평화의 소는 7년간 매년 1마리씩 모두 7마리의 송아지를 낳았고, 2006년 5월 29일 오후 갑자기 시름시름 앓다가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수소문 끝에 당시 이 '평화의 소'를 마지막으로 사육했던 농민을 찾아냈고, 그 농민 조문연 씨를 만나봤다.
'평화의 소' 마지막 1년의 사육을 맡았던 김포 통진두레놀이보존회와 보존회 간부였던 조문연 씨. '평화의 소' 유골함은 현재 그 보존회에서 보관 중에 있었고, 전시관을 통해 일반에 공개돼 있었다. '평화의 소'는 이제 유골만 남았지만 그 소가 낳았던 7마리의 새끼들, 그 소들은 어떻게 됐을까? 다시 추적에 나섰다.
1998년 말에 태어난 첫 번째 새끼는 '평화통일의 소'라는 이름을 받고 엄마의 고향인 제주도로 보내진다. 그리고 두 번째에서 여섯 번째 새끼들은 암소의 경우엔 일반농가에 분양됐고, 숫소들은 고기소로 사육돼 팔려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사육자인 조문연 씨가 키우던 중 태어났던 마지막 7번째 새끼. 이 소가 이후 암수 송아지 한 마리씩을 낳게 되는데, 이중 손녀뻘인 암송아지가 나중에 낳았던 새끼, 그러니까 평화의 소 증손녀뻘이 되는데, 그 새끼 한 마리가 5년 전쯤 김포의 한 축산농가로 넘겨졌다고 해서 이번엔 그 농가를 찾아가봤다.
농가 주인 이진해 씨에 따르면 그 '평화의 소' 증손녀, 4세를 임신상태에서 넘겨받았는데 새끼를 낳고 도축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 낳은 새끼, 그러니까 '평화의 소' 5세를 그 농가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그 5세가 7개월 전 암송아지, '평화의 소' 6세를 한 마리 낳아 같이 길러지고 있었다. 결국 20년 넘게 흐르는 세월동안 북한 출신인 '평화의 소' 핏줄은 대를 넘어 6세까지 흐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화의 소가 구출됐던 김포 그곳에서 후손을 확인했던 필자는 더 욕심이 났다. 평화의 소가 제주출신 암소를 신부로 맞아 1998년 말에 낳았고 이후 엄마의 고향인 제주도로 보내졌던 첫 번째 새끼. 이번에 그 핏줄을 찾기 위해 제주도로 향했다.
(to be continued)
(이상현)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279613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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