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오피스텔' 피의자 '증거불충분' 처리 감찰..경찰 "결과 따라 조치"

마포 오피스텔에서 친구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 경찰은 함께 살던 A와 B씨 2명을 중감금치사 혐의로 긴급체포, 이후 살인혐의를 적용해 영장 신청했다. 2021.6.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경찰은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친구를 가둬놓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2명이 과거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사건 처리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감찰을 통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7일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송치된 상해사건은 수사심의부에서 지연 부실수사 등 처리 적절성에 대해 수사감찰을 진행 중이고, 조사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피해자 A씨 가족이 대구 달성경찰서에 피의자들을 상해죄로 고소한 사건은 영등포경찰서로 이송돼 지난 5월27일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난 바 있다. 당시 A씨는 이들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11월초 피의자들과 서울에서 동거하던 A씨가 서초 양재파출소에 임의동행되면서 시작됐다. 피의자들은 A씨를 데려가겠다고 했지만 반팔 차림인데다 폭행 흔적을 확인한 경찰관은 지방에 있는 A씨 아버지에게 직접 연락해 인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임의동행 사유는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이때부터 A씨에 대한 치료가 시작됐고, 퇴원 후 11월22일 대구 달성경찰서에 출석해 피해진술조서 작성 후 나흘 뒤인 26일 영등포경찰서에 이송됐다.

이어 올해 1월24일 피의자들에 대한 신문조서 작성 등 조사가 이뤄지던 중 A씨가 자신들을 고소한 것에 앙심을 품고 3월31일 지방에 있던 A씨를 서울로 데려와 강압 상태 하에 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에 허위진술을 하도록 강요하는 등 수사를 적극적으로 방해한 것이 확인됐다"며 "예를 들어 피해자 대질조사를 위해 출석요구를 통화할 때 지방에 있다, 전화를 못 받게 했다 등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영등포서에서 수사할 당시 대질조사를 시도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질조사가 필요해서 4월17일 담당직원이 피해자와 출석을 해달라고 전화했다"며 "그러나 3월31일부터 강압 상태여서, 피해자가 물류회사 일을 하고 있어서 지방이라 출석을 할 수 없다고 했고 그 다음 전화하자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달 3일 담당형사가 A씨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고소 취하 의사를 표했으며, A씨 명의로 고소취하 문자도 제출됐지만 "강압적 상태라 제대로 된 진술이 아닌 것으로 이제 확인을 했다, 임의적인 건 아니라고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1월24일에 피해자 조서를 꾸민 뒤 3개월가량이 지난 4월17일에서야 통화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감찰에서 책임을 좀 물어야 하지 않나 싶다"며 통상적인 처리절차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도 감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진단서·진술 등이 있었음에도 증거불충분 판단이 나온 점과 과거 가출인 신고가 있던 점에 대해서도 감찰 과정에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일시, 장소 등 특정 위해 대질조사가 필요했는데, 임의적이지 않은 피해자의 고소 취소 의사 등으로 그렇게 한 거라 감찰에서 확인해야 한다"며 "달성경찰서 처리과정 적절성 여부나 지난해 10월17일과 올해 4월30일 가출인 신고가 있는지, 피의자들의 보복범죄가 가능한지 등에 대해 면밀히 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담당수사관은 폭행이나 상해는 일시, 장소를 특정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고 설명한다"며 "이 부분도 확인해 감찰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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