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말 관리에 공공예산 사용 부당"..법원, 불합리한 관행에 제동

말 소유자들이 자신들의 말을 관리해 달라며 위탁해 놓은 대구 대덕승마장 전경. /대구시설공단

공공예산으로 개인이 소유한 말을 관리해 주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행정2부(재판장 이진관)는 17일 대구 대덕승마장의 말 소유자 모임인 이른바 ‘자마(自馬)’ 회원 23명이 대구시설공단을 상대로 낸 ‘승마장 시설, 마방 사용(갱신) 허가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 측의 주장이 대체로 타당하다고 본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대구시설공단 산하 대덕승마장의 자마 회원 23명이 대구시설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자신들의 말을 관리하는 비용 부담이 공공예산으로 과다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비롯됐다. 이 같은 지적이 일자 대구시설공단은 지난해 외부 용역조사기관에 원가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말 한 마리를 관리하는데는 월 120만원이 소요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대구 달서구 송현동에 있는 대덕승마장에 자신들의 말을 관리해 달라며 위탁한 자마 회원들은 매월 관리비로 35만원 밖에 지불하지 않았다. 자마 회원들은 대구지역 기업인, 건물주, 의사, 약사 등이다.

결과적으로 자마 회원들이 소유한 말의 관리를 위해 지금까지 매월 한 마리 당 85만원, 전체로 보면 연간 2억3400여만원을 공공예산으로 더 지출한 셈이다.

대구시설공단은 이 같은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마방(馬房) 사용허가를 매년 갱신키로 했다. 그러자 자마 회원들은 집단 반발하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