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하는 친누나 살해한 20대 남동생 범행 '시인'

[경향신문]

“잔소리 한다”며 3살 많은 친누나를 흉기로 살해한 뒤 인천 강화도 농수로에 버린 남동생이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김상우 부장판사) 심리로 17일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한 A씨(27)의 공소사실을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오전 2시 50분쯤 인천 남동구에서 함께 사는 친누나 B씨(30)를 흉기로 30여 차례 찔려 살해했다. A씨는 카드 연체와 과소비 등에 대해 누나와 다투다,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살해 10일 후 누나의 시신을 여행 가방에 담아 아파트 옥상 창고에 보관하다가 렌터카에 싣고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 있는 농수로에 유기했다. A씨는 페인트통과 소화기 등을 이용해 가방을 떠오르지 않게 가라앉혔다.

그러나 B씨의 시신은 4개월 만인 지난 4월 21일 발견됐다.

A씨는 범행 이후 누나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부모를 속여 지난 2월에 접수한 가출 신고를 취소토록 했다. 장례식때는 누나 영정사진을 직접 들기도 했다.

A씨 가족은 인천 간석동의 한 아파트에 15년 정도 함께 거주하다가 부모는 2020년 5월 경북 안동으로 귀농했다. 이후 A씨와 B씨는 인천에서 직장을 다니며 둘만 생활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붙잡힐 때에도 경북 안동 부모 집에서 머물고 있었다. A씨는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살해된 누나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뒤 생활비로 쓰기도 했다.

A씨는 이날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답했다. A씨의 대한 2차 공판은 다음달 13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