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 차례 20대 청년 '극단적 선택' 막은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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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세 차례나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기도한 20대 청년의 목숨을 경찰이 구했다.
지난 8일 오전 7시 대구의 한 원룸에서 20대 남성이 경찰관에게 고함을 치며 주먹을 휘두르다 갑자기 창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4층 열린 창문을 의식하고 있었던 대구 중부경찰서 동덕지구대 권형기(42) 경위는 반사적으로 팔을 뻗어 남성을 잡고 바닥에 뒹굴었다.
의식이 돌아온 이 남성이 창문으로 두 번째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가 제지당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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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과 병원 응급실 등서 막다가 부상
"수갑 채울 때보다 시민 도울 때 보람"
하루에 세 차례나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기도한 20대 청년의 목숨을 경찰이 구했다.
지난 8일 오전 7시 대구의 한 원룸에서 20대 남성이 경찰관에게 고함을 치며 주먹을 휘두르다 갑자기 창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4층 열린 창문을 의식하고 있었던 대구 중부경찰서 동덕지구대 권형기(42) 경위는 반사적으로 팔을 뻗어 남성을 잡고 바닥에 뒹굴었다.
권 경위가 이날 119구급대와 공조 출동 요청을 받은 것은 오전 6시 40분이다. 소방당국은 신고 수화기 너머로 "크억" 하는 구토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남성은 이미 천장에 매달린 상태였다. 권 경위는 김상훈(26) 순경과 남성을 끌어내려 온몸을 주물렀다. 의식이 돌아온 이 남성이 창문으로 두 번째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가 제지당한 것이었다.
권 경위는 만약을 대비해 그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함께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이 남성을 입원시키면서 공조 업무는 마무리됐다. 하지만 권 경위는 찜찜했다. 아니나 다를까 병원을 떠나지 못한 권 경위 귀에 "쾅" 하는 응급실 문 소리와 함께 "잡아라"는 고함이 들렸다. 맨발로 뛰어나오는 그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병원이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투신 위험이 있었다. 권 경위는 또 한 번 남성과 뒤엉켜야 했다. 거세게 저항하던 남성은 부모가 오고 나서야 진정이 됐다.
권 경위가 본부에 '상황 종료' 무전을 보낸 뒤 이마를 만져보니 뜨거운 액체가 느껴졌다. 피가 흘렀다. 무릎도 욱신거렸다. 온몸이 쑤셨다. 권 경위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하기 때문에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
권 경위는 순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범인 검거와 사건 처리에 있어선 집요하다. 1년 가까이 쉬는 날마다 우체국에서 잠복근무하면서 지명수배자를 잡은 적도 있다. 그래서 별명도 '곰치'다. 날카로운 이빨로 한 번 물면 안 놓치는 물고기와 업무 스타일이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몸을 사리지 않다 보니 그가 받은 표창만 20개가 넘는다. 2010년에는 지역경찰 외근 성적 1위로 국외 연수까지 다녀왔다. 2011년에는 대구의 외근 경찰관 2,500여 명 중에서 외근성적 1위, 강력범 검거 1위에도 올랐다.
권 경위는 "범인에게 수갑을 채우는 것보다 어려운 시민을 도울 때 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구=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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