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 걸리면 빈털터리 된다, 암호화폐 8가지 사기수법

김기훈 경제전문기자 2021. 6. 1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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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의 경제TalkTalk] 이병철 금융 전문 변호사 ①/②
암호화폐 광풍이 암호화폐 사기를 둘러싼 법정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과 미국 1달러짜리 지폐가 암호화폐 가격 그래프와 합성된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암호화폐(가상자산) 광풍의 후유증이 법정으로 번지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주요 암호화폐 뿐 아니라 다양한 알트 코인(비주류 암호화폐)을 미끼로 투자금을 유치했던 사람들이 잠적하자 피해자들이 사기 혐의자들을 대상으로 법적 공방을 시작했다. 거래소에 상장됐던 화폐들 가운데에서도 상장 폐지되는 사례가 쏟아지면서 사기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막막해 발만 동동 구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금도 암호화폐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 투자자들은 어떤 사기꾼들을 유의해야 할까?

이병철 ‘법무법인 세줄’의 파트너 변호사는 금융 전문 변호사이다. 1994년 행정고시 재경직에 이어 1997년 사법고시에도 합격한 뒤 2000년부터 금융 전문 변호사의 길을 21년째 걷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피해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208 안제타워 17층에 위치한 이 변호사의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에 소송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앉을 자리가 없어서 접견실로 옮겨 인터뷰를 했다.

이 변호사는 “2~3년전부터 암호화폐 사기 사건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올들어 갑자기 늘고 있다”며 “증권가에서 유행하던 사기 수법이 암호화폐로 옷을 바꿔 입은 형태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에게 암호화폐 사기 유형과 투자자들의 대응법을 들어봤다.

21년째 금융 관련 소송 담당

— ‘법무법인 세줄’이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성경 솔로몬 왕의 어록에 줄 하나로는 부족한데 줄 셋이 모이면 능히 대적할 자가 없다는 말에서 따왔다.”

—변호사 생활 동안 주로 담당했던 분야는?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사건을 주로 담당했다.”

불법 금융거래나 금융 범죄를 적발해 조사하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뉴시스

—경제 사건을 주로 담당하게 된 이유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대학원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했다. 법학 석사도 경제법을 전공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제 전문 변호사로 이력이 이어졌다.”

—담당했던 사건 가운데 독자들이 기억할만한 사건이 있다면?

“2009년 주수도 다단계 사기 사건을 꼽을 수 있다. 당시 단군 이래 최대 사기 사건이라고 했다.”

—다른 사건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피고인이 너무 고마워했던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 차를 몰고 다니면서 영업하던 사람이었는데, 음주운전에 3번 걸려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생계 때문에 또 운전할 수 밖에 없었는데 또 음주운전으로 걸렸다. 그래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앞의 집행유예 2년까지 합쳐 징역 3년을 살아야 할 판이었다.

2심 변호를 내가 맡았는데,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렵고 장애가 있는 아들을 키워야 하는 사정이어서 열심히 변론을 해줬다. 다행히 2심에서 벌금형으로 깍였다. 가족들이 너무 감사해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암호화폐 사기 소송 올들어 급증

인터뷰 주제인 암호화폐 사기로 곧바로 화제를 옮겼다.

—암호화폐 사기 사건 의뢰가 많이 들어오나?

“2~3년 전부터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올들어 급증하고 있다. 현재 10여건 맡고 있다.”

—대부분 피해자인가?

“피해자 반, 피의자 반 정도 된다.”

—죄목은?

“경찰과 검찰이 수사하는 것은 사기와 횡령이고, 금융감독원이 조사하는 것은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하는 것은 다단계 판매와 관련한 방문판매법 위반, 약관법 위반이다. 내 이력을 보고 그와 관련된 사건을 들고 오는 것 같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는 올들어 암호화폐 사기와 관련된 소송 접수가 늘어나고 있다.

—다른 사기 사건과 비교해 볼 때 암화화폐 사기 사건들은 어떤 특이점을 띄고 있나?

“법적으로 보면 다른 사건들과 별 차이가 없는 사기 수법을 쓰고 있다. 증권가에서 쓰던 사기 수법들이 암호화폐의 옷을 입고 변형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작년과 올해들어 암호화폐 사기가 발전하면서 신종 유형이 계속 나오고 있다. 기존에 나오던 첨단 범죄 기법이 암호화폐와 접목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피해자 개개인들이 대응하기는 어렵고 전문가들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 변호사에게 이미 일어났거나 앞으로 예상되는 암호화폐 사기 사건을 유형별로 정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무려 10가지나 쏟아졌다.

유형 ①: 채굴 기계

“가장 기본적인 수법은 암호화폐 채굴 사기이다. 매우 오래된 수법이다. 광부들이 금광에서 금을 채굴하듯이, 암호화폐는 사람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열심히 돌려서 그 안에 있는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것이다. 채굴 자체는 합법적이다. 법에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암호화폐의 대장인 비트코인은 채굴량을 제한해 놨기 때문에 금 채굴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채굴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안에 채굴용 보드를 넣고 돌려야 한다. 이 보드는 본인이 직접 해외에서 사오거나 용산전자상가에서 수입해 판다. 이 보드의 공급량이 제한되다 보니 여기에서 사기 사건이 생긴다.”

암호화폐 채굴에 많이 사용되는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GPU 칩./엔비디아

—어떤 형태의 사기인가?

“사기꾼들은 채굴 회사라고 주장하면서 ‘우리가 이 보드를 많이 확보했으니 우리 회사에 돈을 투자하라’고 소셜미디어 광고 등을 통해 투자자를 유인한다. 그러면서 1000만원을 투자하면 1년에 100%에서 300%까지 투자수익을 주겠다고 투자자를 꾄다.”

유형 ②: ICO(암호화폐 상장)

“두번째 유형은 ICO 관련이다. 주식 상장(IPO)처럼 암호화폐도 사설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해 거래가 되는데, 사기꾼들은 ‘우리 회사가 만든 암호화폐를 곧 상장합니다’라고 선전하면서 투자를 받는다.”

—상장이 안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을텐데, 그래도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있나?

“암호화폐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이미 거래가격이 비싸다. 이에 반해 알트 코인이라고 불리는 일반 암호화폐는 컴퓨터로 5분 정도면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제조가 쉽다. 한국 사람이 만들어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가 300가지나 된다고 하지 않나? 사람들도 이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상장 전에는 잘 투자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암호화폐 발행자들은 암호화폐를 매력적인 상품으로 포장하기 위해 상장이 임박했으며, 상장 후에는 가격이 폭등하는 것처럼 선전한다. 예를 들어 암호화폐 발행 회사 계좌로 1000만원을 보내 주면 상장이 임박한 1000만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전자지갑으로 보내준다고 떠들어댄다. 1원짜리 1000만개를 준다고 하면 1000만개라는 숫자에 사람들이 혹하게 된다. 그리고 ‘내달 상장 됩니다’, ‘상장되면 10배 뜁니다’라는 문구를 들이대면 더 혹해서 넘어가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암호화폐 사기꾼들은 암호화폐의 상장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사진은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미국 '코인베이스 글로벌' 직원들이 지난 4월 14일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을 기념하며 샴페인을 터트리는 모습./UPI 연합뉴스

—누가 이런 사기를 치나?

“주식 시장에서 비상장주식으로 IPO 사기를 치던 사기꾼들이 이 시장에 들어와서 이런 사기를 친다.”

유형 ③: 다단계

“세번째 유형은 다단계 사기 사건이다. 기존에 유명한 다단계 사건은 2005년 제이유 그룹의 주수도 회장 건이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터진 2조원대의 대형 사기사건이다. 주수도는 당시에 강남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예컨대 1만원짜리 여성 속옷 같은 생필품을 100만원에 팔았다. 그 이후에 조희팔 다단계 사기사건도 터졌다. 돼지를 키워서 수익을 나눠준다며 4조원이나 돈을 끌어모든 뒤 사라졌다.”

—어떤 수법인가?

“한 사람이 자기 아래에 여러 사람들을 포섭해 오게 한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가입비 명목으로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사게 한다. 그리고 그 이익금 중 일부를 포섭해 온 사람에게 유치수당 명목으로 지급한다. 포섭되는 사람이 피라미드처럼 늘어나면 날수록 일찍 가입한 사람들은 앉아서 유치수당을 받으며 큰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암호화폐 금융사기의 경우 대체로 원금 보장, 고수익률 보장 등을 미끼로 내걸고 신입 회원을 유치해 암호화폐를 사게 한 뒤에 유치자에게 유치 수당을 건내 준다. 유치 수당을 많이 받은 사람들의 인증샷을 올려 사람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방법도 동원된다. 그리고 목표 금액만큼 돈이 들어오면 사기꾼들은 갑자기 사라진다.”

사기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다단계업체 제이유 그룹의 주수도 회장이 1심 선고공판을 받기위해 2007년 2월 20일 오후 서울 자양동 동부지법으로 들어오고 있다./뉴시스

—사기 당한 금액은 나중에 범인을 잡으면 회수 되나?

“검찰이 범인을 잡아도 생활비 등으로 다 써버렸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결국은 절반도 회수를 못한다.”

유형 ④: 카지노-복권

“작년과 올해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변종 방식 가운데 카지노와 복권 방식이 있다. 암호화폐 만드는 회사들이 늘어나자 ‘우리 회사가 암호화폐를 만들었다’고 해도 사람들이 잘 안넘어간다. 조만간 상장한다고 하는 미끼도 점점 잘 물지 않는다. 그래서 사기꾼들이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떤 상품인가?

“한국 사람들이 도박을 좋아하니까 암호화폐와 도박을 결합시킨다. 암호화폐 외에 토큰이라는 것을 더 만든다. 그래서 카지노에서 쓰는 칩이나 토큰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그리고 1000만원을 회사에 입금하면 잡코인 1000만원 외에 추가로 예컨대 개당 1원짜리 토큰 1000만개를 준다고 선전한다. 이 토큰을 갖고 뭐하느냐? 자기 회사 홈페이지에서 카지노처럼 도박을 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홈페이지에 개설해 거기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카지노처럼 게임에 베팅하는 방식도 있고, 복권처럼 당첨되면 코인을 당첨금으로 지급해주는 방식도 있다.

이렇게 사람들이 도박을 벌이는 와중에 어느 순간 사기꾼들은 도망가 버린다. 금세 사기 소문이 돌면서 암호화폐 거래도 중단된다. 갖고 있던 암호화폐와 토큰은 원래부터 실물은 없이 컴퓨터 화면에서만 존재하던 것이었으니 금세 무용지물이 된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인기 있는 온라인 카지노들.

유형 ⑤: 시세조종

“주식 시장에서는 ‘이런 호재가 있다’, ‘코로나 백신을 개발했다’고 떠들면서 시세조종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넘어와서 쓰는 방식이다.”

—이 사람들이 어떻게 암호화폐 가격을 조작하나?

“알트 코인들은 너무 변동성이 커서 투자자들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면 가격이 안정된 것처럼 보여야 한다. 이 시세조종을 하는 사기꾼을 PM(프로젝트 매니저)이라고 부른다. 주가조작이나 부동산투기꾼을 PM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따온 명칭이다. PM들은 특정 암호화폐를 사고 팔고 하면서 가격이 안떨어지게 유지한다.”

—시세를 조종한 뒤 결과는?

“암호화폐 가격을 조작해 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돈이 계속 들어온다고 홍보하면서 인증샷을 소셜미디어에 내보낸다. 그리고 6개월마다 투자설명회를 한다. 돈을 번 사람에게 경험담을 이야기하게 한다. 그러면 전국에서 순식간에 수백억원이 들어온다. 돈이 많이 들어오면 사기꾼들은 잠적해 버린다.

암호화폐는 온라인 상에서 거래되는데, 온라인 사설 거래소 가운데에는 정말 허접한 것들이 많다. 작은 거래소들은 사설 도박판과 거의 같다. 그래서 사기꾼들은 암호화폐 뿐 아니라 거래소까지 만들어서 시세 조작을 하는 경우가 있다. 거래소까지 만들 경우 이들이 도망가면 거래소 자체가 정지되기 때문에 피해가 커진다.”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잦은 발언 번복으로 암호화폐 가격울 뒤흔들자 그가 시세를 조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가 2019년 6월 한 게임 컨퍼런스에서 발언하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유형 ⑥: Lock-up(보호예수)

“돈을 맡겨놓은 뒤에 당분간 못 찾아가게 하는 수법이다. 주식시장에 보호예수(lock-up) 제도가 있는데 여기서 개념을 따 온 것이다. 보호예수 제도는 상장 주식의 주가 안정을 위해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상장후 6개월 등 일정기간 동안 보유주식을 시장에 내다팔지 못하도록 한 조치이다. 상장 초기에 물량이 쏟아져 나와 주가가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이다.”

—암호화폐 사기꾼들이 이 제도를 어떻게 악용하나?

“사기꾼들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받고 암호화폐를 넘겨 준 뒤에 일정 기간, 예컨대 3~6개월 동안 못 팔게 한다. 가격이 올라가는데도 왜 못팔게 하냐고 항의하면 보호예수 규정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투자자들이 왜 미리 설명을 안해줬냐고 항의하면 우리 회사 홈페이지의 약관에 있다고 설명한다. 약관을 보면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기는 하다. 투자자들은 못팔게 하면서도 자기들은 사고 판다. 그렇게 해서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다른 투자자들을 끌어들인다.”

암호화폐 사기꾼들은 투자자들이 일정 기간 동안 암호화폐를 팔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끌어 올려 다른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방식도 쓴다. 사진은 한 암호화폐 거래소의 가격표시 전광판./뉴시스

—3~6개월 뒤에는 어떤 결과가 나오나?

“가격이 대폭락한다. 가격이 오르면 PM들이 높은 가격에 판다. 자신들은 보호예수에 안 걸린 암호화폐를 갖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이 팔기 전에 미리 팔아서 돈을 빼가는 것이다.”

유형 ⑦: 해킹

“해킹 사범들이 암호화폐 거래소를 해킹해 돈을 빼가는 사건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큰 사건이 터지지 않았지만 외국에서는 1000억원대 거액을 빼내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은행이 해킹을 당하면 은행이 고객의 돈을 배상해 준다. 그러나 암호화폐 거래소는 이것을 보상해주지 않는다. 거래소에 관리 책임이 있어서 배상을 해야하지만 자본력이 취약하다 보니 보상을 못해주고 투자자들이 돈을 날리게 된다. 이 해킹 방식은 북한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외국의 사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간혹 해킹 사건이 발생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해킹 공격을 형상화한 일러스트./조선일보 DB

유형 ⑧: 암호화폐 선물

“이것도 아직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어 있지 않지만 조만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법이다. 주식시장에는 현물(現物)시장과 선물(先物)시장이 있다. 선물은 미래의 가격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것이다. 암호화폐 사기꾼들은 선물 관련 파생상품을 만든다. 예를 들어 현재 개당 100원인 암호화폐 가격은 3개월 뒤에 상승할 수도 있고 하락할 수도 있다. 그런데 100원인 암호화폐 가격이 3개월 뒤에 1원 이하로 떨어질 확률은 1%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가격이 1원 이하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투자금에 연리 10%의 수익률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한다. 반면 1%의 경우가 발생하면 모든 투자금은 자신들이 먹게 된다고 설명한다. 투자자들은 99%의 승률이 있기 때문에 이 상품을 산다.”

—그 후에 사기꾼들은 어떻게 하나?

“3개월 뒤에 PM들이 보유 암호화폐를 마구 팔아대거나 망했다는 소문을 내 가격을 1원 이하로 만든다. 일종의 시세조종 행위로 불법이다. 2000년대 초반에 한국의 증권사들이 미국의 대형은행들과 이러한 외환거래 계약을 했다가 큰 손실을 본 적이 있다. 당시 미국 거대자본들의 음모라는 주장도 나왔다.

외환 시장은 규모가 커서 미국 대형은행이라도 조작이 쉽지 않겠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규모가 작아 PM들이 충분히 조작할 수 있다. 주식 사기꾼들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몰려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이러한 사기 사건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 선물거래가 한국에서 활성화되면 앞으로 대형 사기 사건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사진은 미국의 한 암호화폐 선물옵션 거래소.

이 변호사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투자 과정에서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례를 8가지 들었다. 그리고 암호화폐 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암호화폐를 이용한 사기에 걸려 들어가 피해를 보는 사례도 2가지 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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