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 살해 유기한 남동생, 목·가슴 등 30차례나 찔러
친누나를 살해한 뒤 시신을 인천시 강화도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동생의 잔인한 범행 수법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17일 인천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상우)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한 A(27)씨의 구체적 공소사실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새벽 2시 50분쯤 함께 사는 친누나 30대 B씨의 방으로 가서 흉기로 옆구리, 목, 가슴 등을 약 30차례 찔렀고, B씨는 대동맥이 절단돼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가출 행위, 카드 연체, 과소비 등 행실 문제로 B씨와 언쟁을 벌였고, 반복된 B씨의 지적에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범행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A씨는 B씨의 시신을 여행 가방에 담아 아파트 옥상 창고에 보관하다가 렌터카를 이용해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에 있는 농수로에 유기했다.
A씨 측은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답했다.
A씨의 2차 공판은 다음 달 13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누나를 살해한 뒤 올 2월 14일 부모가 누나의 가출 신고를 하자 카카오톡 메시지를 조작해 경찰 수사를 막았다. 그는 누나의 휴대전화 유심(USIM)을 다른 기기에 끼운 뒤 메시지를 혼자서 주고받아 마치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몄고, 부모마저 속여 경찰에 접수된 가출 신고를 취소하게 했다.
A씨는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누나의 은행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뒤 식비 등 생활비로 쓰기도 했다. B씨의 시신은 농수로에 버려진 지 4개월 만인 올해 4월 21일 발견됐고, A씨는 같은 달 29일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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