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금융시스템엔 골칫거리"

2021. 6. 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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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가치가 전혀 없는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실물자산이 담보돼 비교적안정적으로 인식됐던 디지털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시스템의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는 모습이다.

스테이블 코인 규모가 커짐에 따라 미국 은행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엄청난 양의 달러와 가상자산이 교환될 수 있고며, 이는 잠재적으로 감독당국이 자금세탁을 포함한 불법금융에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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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감시 없이 달러 교환
통화시스템 불법금융화 우려
美 의회·정부연준 잇단 경고

내재가치가 전혀 없는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실물자산이 담보돼 비교적안정적으로 인식됐던 디지털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시스템의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는 모습이다. 스테이블 코인이 정부의 감시 없이 달러와 교환되면서 미국의 통화 시스템을 불법금융화 할 수 있다는 우려나 나온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통상 코인 1개가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된다. 대체적으로 가상자산 발행자가 법정화폐를 준비금으로 보유해 언제든 교환이 가능하다. 테더사에서 발행한 USDT와 바이낸스사가 발행한 BUSD,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USDC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5월 말 스테이블 코인의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의회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일부 스테이블 코인 투자자들이 실제로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규모가 커짐에 따라 미국 은행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엄청난 양의 달러와 가상자산이 교환될 수 있고며, 이는 잠재적으로 감독당국이 자금세탁을 포함한 불법금융에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상자산 시장의 급성장으로 금융시스템마저 변동성에 둔감해진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최근 미 상원 은행 분과위원회에서 레브 메난드 컬럼비아 로스쿨 교수는 “스테이블 코인은 사용자 모두에게 위험하고, 덩치가 커짐에 따라 더 광범위하게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지난 달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도 “스테이블 코인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적절한 규제와 감독 체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고, 이후 라엘 브라이너드 연준 이사도 연설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 사용이 확대되면 금융 시스템이 단편화될 수 있으며, 미국 가계와 기업들의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줬다.

브라이너드 등 연준 관계자들은 민간에서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이 널리 쓰이다가 소비자들이 이 코인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면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일종의 공황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행정당국은 최근 스테이블 코인 대표들에게 “소비자들이 스테이블 코인에 저장된 돈은 연방예금보험공사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고, 스테이블 코인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 주 상원 은행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스테이블 코인은 ‘와일드캣 지폐’와 같다”고 말했다. 은행이 아직 제대로 인가받기 전인 1800년대, 각 주 규제기관을 통해 인가를 받은 와일드캣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미 달러(은행 수표)를 발행해 문제가 됐던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미 당국자들은 중앙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자체 디지털화폐 쪽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워렌 의원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자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다면 소비자들은 그런 위험 없이 스테이블 코인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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