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재생 정책 전환..'보존' 위주에서 '개발' 가능하도록

김향미 기자 2021. 6. 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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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창신동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시가 ‘보존’에만 중점을 뒀던 도시재생에서 ‘개발’이 가능한 방향으로 도시재생 정책 틀을 대거 손본다. 도시재생사업지 내 재개발이 가능해지고,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특화사업지구를 조성한다. 최근 시의회에서 통과된 조직개편안에 따라 오는 7월 도시재생실이 폐지되는 것과 맞물려 ‘박원순식 도시재생’은 변화를 맞게 됐다.

서울시는 노후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거지 재생’과 지역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춘 ‘중심지 특화재생’ 등 2가지 유형으로 도시재생 유형을 재구조화하는 내용의 ‘2세대 도시재생’ 추진안을 17일 공개했다.

박 전 시장은 취임 후 ‘전면 재개발’이라는 뉴타운 사업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도시개발계획 정책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사업이 쇠퇴한 지역에 활력을 넣는 성과도 있었지만 노후 저층주거지의 경우 보존·관리 위주로 사업이 추진되다보니 실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미흡,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돼 있었다고 했다. 난개발을 막기 위해 ‘공공개발’을 추진했지만, 속도가 더디고 환경 개선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성과를 내지 못한 지역들도 있었다.

서울시가 지난 4월 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73.1%가 도시재생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73.6%는 도시재생사업이 기존의 ‘보존·관리’(26.4%)에 머물기보다는 ‘개발’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에 공개한 ‘2세대 도시재생’은 주거지 재생과 중심지 특화재생 등 2가지 유형, 6개 사업방식으로 추진한다. 먼저 주거지 재생은 기반시설 여건과 주민갈등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재개발을 도입하고, 주민이 원하지만 재개발이 불가능한 곳은 소규모 주택정비를 추진한다. 오세훈 시장의 공약인 ‘모아주택’(소규모 필지 모아 공동주택 개발)도 적용한다. 한옥밀집지역처럼 도시계획 규제로 재개발이 어려운 곳은 기반시설 및 주택 개선 지원에 나선다.

중심지 특화재생 사업은 창동상계, 마곡 등 5개 권역별 거점과 연계해 민간 주도의 개발을 진행한다. 그 시작으로 시는 김포공항 내 43만㎡에 이르는 가용부지에 민간개발을 유도해 항공 관련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서남권 미래산업 특화지구를 조성한다.

시는 현재 사업이 추진 중인 도시재생지역별 재구조화 방향은 연내 전략계획을 짠 후 구체적인 방법과 내용을 제시할 예정이다. 신규 지역 선정은 최소화하되, 재생사업을 원하는 지역 주민 의견을 따져 지정하기로 했다.

시는 ‘2세대 도시재생’을 통해 2026년까지 주택 2만4000호를 공급하고 8400명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6년간 시비·국비 7300억원을 포함해 총 7조900억원(민간투자 6조3600억원)을 투자한다.

다만 도시재생사업지 내 재개발 추진을 둘러싼 주민 간 갈등 우려, 사업성 확보를 위한 규제 완화, 난개발 우려 해소 등은 과제로 꼽힌다. 특히 지난 4월 서울 구청장협의회에서 일부 구청장들은 매몰비용과 주민들의 혼란 등을 이유로 기존 도시재생사업 중단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업지별 ‘재구조화’ 전략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각 자치구와의 협의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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