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풀리는 우리금융, 증권 M&A 속도 높일까
2,3분기 어닝서프라즈 기대 증폭
내부등급법 추가승인에 M&A 여력↑
우리금융이 2분기 실적 호조 지속 기대감과 자회사 등급 상향 등 호재가 잇따르며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자본 적정성도 높아지면서 이르면 올해 안에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지분 매각이 부담으로 지목되지만 큰 변수가 못될 것이란 분석이다.
자회사 등급 청신호 잇따라
전날(16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상향했다. 하루 전 또 다른 국제신평사인 무디스가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에 대한 등급 유지를 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국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나 자본적정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우리은행의 경우 관련 노력이 실제 등급 상향으로 이어졌다.
앞서 다른 우리금융 자회사들의 등급 전망 상향도 이어졌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사업기반 강화와 양호한 수익성을 반영해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했고 한국신용평가는 우리종합금융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높이며 향후 등급 상향 가능성을 열어놨다.
특히 이들의 등급 청신호 뒤에는 우리금융의 적극적인 비은행 키우기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인수한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고 우리종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에 대해 적극적인 자본 확충에 나섰다.
2,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예고
덕분에 지난 1분기 우리금융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뿐 아니라 우리금융캐피탈이 지주 내 3번째로 많은 이익을 내는 등 비은행 인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으로 당장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고되고 있다. FN가이드 추정 우리금융의 2분기 연결 이익 전망치는 5340억원으로 작년 2분기 2163억원의 두 배를 훌쩍 웃돈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이 보다 높은 6810억원을 제시, 전년동기 대비 380% 가까이 증가하는 깜짝 실적을 예상했다. 여기에는 순이자이익 개선뿐 아니라 비이자이익 호조, 충당금 환입이 고려됐다.
특히 최근 대규모 증자에 성공한 케이뱅크 가치 상승에 따른 지분법이익 600억~650억원의 경우 실적 추정에 감안되지 않으면서 2,3분기 중 큰 폭의 이익 증가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본비율 상승으로 M&A 여력 최대
실적 호조에 더해 우리금융의 경우 부분 승인만 받았던 내부등급법 변경 승인이 3분기 중 예정되면서 자본 적정성 제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우리금융의 총자본비율은 13.84%, 보통주자본비율은 10%로 당국 권고 기준을 크게 웃돌지만 은행지주 8개 평균치(총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 12.43%)보다는 여전히 낮은 상태다.
내부등급법 추가 승인 시 1.2~1.3%포인트 내외의 보통주자본비율이 오를 전망으로 이 경우 비은행 강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증권사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과거 KB금융과 신한지주 등도 내부등급법 통과와 함께 자본비율이 오르면서 비은행 자회사 인수가 이어진 바 있다.
유안타증권은 "우리금융이 지난해 내부등급법 1단계 통과 후 즉각 우리금융캐피탈을 인수한 것처럼 2단계 통과 시 추가 자회사 인수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이중레버리지비율을 감안한 M&A 여력은 우리금융, 신한지주 순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금융은 6조원, 신한지주는 약 3조원이다.
예보 잔여지분 매각, 스치는 바람일뿐
우리금융의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잔여지분 15.3%에 대한 매각제한이 내달 초 해제되면서 추가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경우 최근 부각되고 있는 배당 기대감을 일부 반감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작업을 해온 예보는 지난 4월 9일 우리금융 지분 17.3% 중 2.0%를 주당 1만335원에 매각했고 나머지 잔여주빈에 대한 보호예수가 7월9일 해제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019년 우리은행 잔여 지분 매각 로드맵을 발표했고 내년까지 모두 매각할 계획이다.
다만 당장 무리해서 매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좀 더 우세하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은행주 매수 약화로 블록딜 수요를 찾기도 만만치 않고 손익분기점(BEP) 단가가 1만2205원이고 블록딜 할인율을 감안하면 주가가 1만3000원을 웃돌아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전날 우리금융 종가는 1만1900원을 기록했다.
매각에 나서더라도 긴 흐름상으로는 주가할인 요인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분석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예보 잔여 지분은 매각할수록 할인 요인이 감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반기 중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양미영 (flounder@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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