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美FOMC 8~9월 테이퍼링 공식화..단기 변동성 불가피"(종합)
"매파적이나 감내할 수준..유동성 환경 평가는 악화"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강은성 기자 = 증권사들은 간밤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었다고 진단하면서도 금융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증권가에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군불을 지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공식화 시점은 오는 8~9월이 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왔다.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금융시장 감내할 수준"
연준은 이번 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의 0~0.25%로 동결하고 매달 1200억달러 어치 채권매입을 통한 양적완화(QE)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다만 점도표를 통해 금리가 2023년 말까지 최소 2차례에 걸쳐 총 0.5%포인트(p) 오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올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전망치는 기존 2.4%에서 3.4%로 대폭 상향했다. 2022년 전망치는 2.0%에서 2.1%로, 2023년의 경우 2.1%에서 2.2%로 소폭 올렸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6.5%에서 7.0%로 높였다. 내년은 3.3%로 동일했고 2023년은 2.2%에서 2.4%로 미미하게 상향했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경제 전망 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 상당한 미 연준 내부의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급격한 정책 조정 가능성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파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음은 분명하지만 정책 정상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매의 강도는 세지 않았고, 금융시장 역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매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6월 FOMC회의로 긴축발작 리스크를 다소 순탄하게 넘어갈 여지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하반기(7~12월) 중 일상으로 복귀가 얼마나 빨리 이뤄져 경기 모멘텀이 재차 강화될지를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봤다.
◇"8~9월 테이퍼링 일정 발표 예상…MBS 매입 축소할 듯"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봐도 좋다(talking about 'talking about tapering')"고 발언해 FOMC 테이블 위에 테이퍼링이 올려져 있음을 시사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을 향한 연준의 시계추가 돌아가기 시작했다"면서 "연준이 테이퍼링 결정을 조건부로 공식화할 시기를 대략 9월 회의 때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조건은 이번 전망으로 충분해 보이며, 고용 조건은 9월 추가 실업 수당 지급 종료와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7~8월의 지표 개선을 확인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향후 FOMC 일정은 7월 27~28일, 9월 21~22일이다. 잭슨홀 회의는 8월 말 예정돼 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8월 잭슨홀 회의, 9월 FOMC에서 테이퍼링 공식 일정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준은 코로나19 이후 주거 안정을 위해 매월 400억달러 규모의 MBS(주택저당증권)를 매입하고 있는데, 최근 주택경기 호조를 반영해 MBS 매입의 축소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금융시장 단기 변동성 불가피…유동성 환경 평가 악화"
이번 FOMC 결과로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9bp(1bp=0.01%p) 뛰어 1.58%를 기록했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에 가까울수록 장기 금리의 오름폭이 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기준 1.50%를 하단으로 완만한 상승 흐름 전환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테이퍼링) 과정에서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가 다소 후퇴할 수 있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나중혁 하나금투 연구원은 "밤 사이 미국 10년 국채 금리, 달러 인덱스, 금가격 등 주요 금융지표의 급등락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슈퍼 비둘기 성향의 미 연준을 신뢰했던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금융시장 전반의 단기 변동성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열어뒀을 뿐만 아니라 정책 정상화 경로까지 앞당겼다. 잠잠했던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자극해 유동성 환경에 대한 평가가 악화될 수 있겠다"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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