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거슬려"..일면식 없는 행인에 흉기 휘두른 50대 2심도 징역 4년

한윤종 2021. 6. 1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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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것이 거슬린다며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40대 노숙인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모(45)씨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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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것이 거슬린다며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40대 노숙인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모(45)씨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다만 항소심도 1심과 마찬가지로 살인미수가 아닌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유죄 판결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2일 오전 11시36분쯤 서울 중구에 있는 아파트 앞 노상에서 A씨가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것이 거슬린다는 이유로 화가 나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인근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이씨는 앞서 내려가던 A씨 뒤쪽에서 빠른 속도로 뛰어가 얼굴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그 직후 목을 감싸 쥐고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가 응급처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이씨 측은 "당시 쓰고 있던 모자 앞 실밥 부분을 정돈하려고 칼을 꺼냈다가 미끄러져 실수로 상해를 가한 것"이라며 "살인의 고의는 물론 상해 고의가 전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1심은 "이씨가 칼로 A씨의 목에 상해를 입힌 사실은 분명하다"며 "CCTV 영상에서 확인되는 가격 당시 이씨 팔의 각도와 가격 직후 얼굴 방향 등을 종합하면 A씨를 응시하면서 칼을 휘둘러 가격했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해를 입힌 후 사과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한 이씨의 행위에 비춰봐도 실수로 부딪쳤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이씨에게 상해 고의가 있었음이 명백히 인정된다"고 특수상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범행은 소위 '묻지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일반 공중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등 공공의 안전을 해친다는 점에서 범정이 매우 무겁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걸어가는 사람을 비교적 짧은 시간에 1회 가격하는 방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상해를 가하려 칼을 휘둘렀는데 A씨 목 부위가 가격당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살인 고의는 없다고 판결했다.

2심도 "이씨가 A씨를 일부러 겨냥해 칼을 휘둘러 가격했으므로 상해 고의가 있다"고 특수상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이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4년 판단을 유지했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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