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2년 내내 계속 올랐다

[경향신문]

서울 아파트/ 김기남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약 2년 동안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오르기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임차인 보호를 위한 임대차 보호 2법이 도입됐지만, 전세 품귀에 전셋값 급등 부작용으로 세입자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 첫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102주 동안 계속 오름세였다.

2019년 12월 주간 기준으로 0.23%까지 올랐던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초부터 상승 폭을 줄여 작년 2∼5월 0.05∼0.01% 수준으로 오름폭이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지난해 6·17 대책에 재건축 아파트 2년 실거주 의무가 추가되면서 매물이 줄기 시작했다. 여기에 작년 7월 말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이후 전세 품귀가 심해지면서 전셋값은 급등세로 돌아섰다. 작년 7∼12월 서울 전셋값은 0.08%에서 최대 0.17% 수준까지 매주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임대차 2법이 오히려 전세난을 가중시켰다고 보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살려는 세입자가 늘면서 물건이 급감했고, 2년에 5% 안에서 보증금을 올릴 수 있게 된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미리 올려 받으려 하면서 전셋값도 급등했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올해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이후 상승 폭이 둔화하다가 지난달부터 다시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 이주수요로 전세 물건이 귀해지면서 서초구는 물론 인근 강남·동작·성동구로 수요가 번지면서 전세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은 5월 첫째 주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6주 연속(0.01→0.04%→0.07%→0.16%→0.26%→0.39%) 매주 상승 폭이 크게 느는 모양새다.

2019년 6월 셋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2년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8.17% 올랐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