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품' 유치 경쟁 뛰어든 강화군 성공할까

윤태현 2021. 6. 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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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문화재를 유치하려는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과열하는 가운데 인천시 강화군도 경쟁에 뛰어들어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강화군 등에 따르면 이 회장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문화재를 유치하려는 지자체 간 경쟁은 과열 양상을 보인다.

아울러 전국 지자체들이 이 회장 유족의 기증품 유치 경쟁을 벌이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강화군 유치 가능성을 가늠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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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확인·분류만 1년 이상 소요..예정된 전시도 있어
국립중앙박물관 "유물 대여 못 해줄 이유 없지만 시기상조"
이건희 회장 유족 기증품 중 청자 상감모란문 발우·접시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문화재를 유치하려는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과열하는 가운데 인천시 강화군도 경쟁에 뛰어들어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강화군 등에 따르면 이 회장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문화재를 유치하려는 지자체 간 경쟁은 과열 양상을 보인다.

상당수 지자체는 미술품·문화재뿐만 아니라 이를 전시하는 박물관·미술관까지 유치하기를 희망하는데 저마다 이 회장 일가 또는 삼성그룹과의 관계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경쟁우위를 가늠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일부 지자체는 특정 미술품·문화재만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강화군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강화군은 고려시대 몽골 침공 당시 도읍지였던 점을 내세워 고려청자 등 당시 유물을 강화역사박물관에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중앙박물관 등 관계기관에 청원서를 보낸 상태다.

아울러 삼성미술관 리움에 소장된 국보 제133호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도 대여 방식으로 유치하기 위해 청원서를 발송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당 표형주자(술을 담는 주전자)는 이 회장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는 아니지만, 강화도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대표 유물이어서 유치가 이뤄진다면 의미가 클 것이라는 게 강화군의 설명이다.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 [강화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는 유치 성사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조차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증된 미술품·문화재에 대한 상태 확인·분류 작업에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다 이미 예정된 전시회도 있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이 회장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문화재 2만3천여점에 대한 상태 확인·분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문화재는 2만1천여점으로 전체 기증품의 88%에 이르는 데 상태 확인·분류 작업에만 1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게 국립중앙박물관의 설명이다.

게다가 2022년 10월 대표 유물을 선별 공개하는 기획 전시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예정돼 있고 지방 국립박물관 13곳에서도 전시가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전국 지자체들이 이 회장 유족의 기증품 유치 경쟁을 벌이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강화군 유치 가능성을 가늠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표형주자를 소장한 리움은 아직 강화군의 청원에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문화재 유치 전시에 대한 좋은 기획이 있고 잘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면 대여를 해주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하지만 기증된 문화재 중 고려시대의 어떤 유물이 얼마나 있는지조차 완전히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여·유치를 청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신미양요 당시 강화도 광성보 전투 때 사용했던 장군기인 '수자기'도 미국 아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 소장했지만, 현재 장기 대여로 강화역사박물관에 유치·전시되고 있다"며 "고려시대 유물 유치에 대한 지역적 의미가 있고 전시시설도 있는 만큼 이 회장 유족 기증 문화재를 유치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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