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원산도 '화해-상생의 다리' 순환버스 달린다

지명훈 기자 2021. 6. 17. 03: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5일 오전 8시 20분경 충남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 선촌항.

가세로 충남 태안군수와 박용성 태안군의원, 마을 주민 등 10여 명을 태운 안면도∼원산도 순환버스가 진입했다.

가 군수가 순환버스에 탑승하면서 "오늘 태안군 역사상 첫 운행을 시작한 안면도발 원산도행 순환버스가 두 지역 상생발전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

태안 안면읍 승언리터미널을 출발해 원산도 선촌항을 운행하는 구간(농어촌 버스)은 오후 4시 40분 한 차례 떠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산안면대교' 명칭 갈등 빚던 지역
11월 해저터널 개통 땐 단일 관광권
보령시-태안군, 지난달 상생 협약식
15일 두 지역 연결 순환버스 첫 운행
충남 보령시 원산도 선촌항에서 열린 안면도∼원산도 순환버스 환영식. 대교 명칭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두 지역은 이날 서로를 따듯하게 안았다(왼쪽 사진). 충남 태안군 고남면을 출발하는 ‘안면도∼원산도 순환버스’. 보령시·태안군 제공
15일 오전 8시 20분경 충남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 선촌항. 가세로 충남 태안군수와 박용성 태안군의원, 마을 주민 등 10여 명을 태운 안면도∼원산도 순환버스가 진입했다. 첫 운행을 위해 태안군 고남면 안면도농협 고남지점을 출발한 지 20분 만이었다. 선촌항에는 ‘우리 원산도에 시내버스가 들어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이날은 충남도내 최대 섬인 원산도에 대중교통 버스가 첫발을 내디딘 날이었다.

보령 사람들은 이들 일행을 따뜻하게 맞았다. 선촌항에서 기다리던 김동일 보령시장과 원산도 주민들이 “잘 오셨다, 환영한다”며 꽃다발을 안겼다. 가 군수는 “앞으로 두 지역이 상생 협력해 신해양도시를 건설해 나가자”며 손을 잡았다.

버스는 2019년 12월 개통된 원산안면대교(1.75km)를 통과했다. 개통 전 두 지역은 바다로 나뉘었다. 순환버스 구간을 가려면 버스를 타고 다시 배로 갈아타야 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대교 개통 전에는 버스와 배를 갈아타야 해 불편했다. 빈 시간 없이 갈아탄다 하더라도 40분 이상 소요됐다. 더구나 파도가 거칠어지면 통행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날 순환버스 운행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원산안면대교 명칭 제정을 놓고 두 지역이 극심한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었다. 가 군수가 순환버스에 탑승하면서 “오늘 태안군 역사상 첫 운행을 시작한 안면도발 원산도행 순환버스가 두 지역 상생발전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

당초 태안군은 대교 이름으로 면(面) 명칭을 딴 ‘고남대교’와 ‘영목대교’를, 보령시는 ‘원산대교’를 희망했다. 태안군이 태안의 군목(郡木)과 보령의 시목(市木) 모두 소나무인 점을 감안해 ‘솔빛대교’로 바꿔 요청했다. 충남도지명위원회는 ‘천수만대교’를 중재안으로 검토하다가 최종적으로 원산안면대교로 결정했다. 태안군은 일방적인 조치라며 충남도에 강력 항의했다. 그 앙금으로 2019년 12월 26일 대교가 개통됐지만 기념식은 열리지 못했다. 대역사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두 지자체는 지난달 12일에서야 오랜 서먹서먹한 관계를 걷어냈다. ‘보령-태안 공동협력 협약’을 통해서다. 순환버스는 그 상생 협력의 첫 사업이다. 11월 25일 보령해저터널(8km)이 개통하기 때문이었다. 터널이 뚫려 국도 77호선상의 보령 대천항∼태안 안면도 구간(총연장 14km)이 완전히 개통되면 두 지역은 하나의 관광권이 된다. 두 지역은 충남도가 추진하는 신해양산업의 주축이기도 하다.

국도 77호선이 완전 개통되면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영목항까지 이동시간이 10분으로 줄어든다. 육지로 우회했던 지금까지는 1시간 30분이 걸린다. 보령시는 이를 계기로 시내버스 운행 구간을 보령시내에서 원산도까지 확장한다.

15일 개통한 순환버스는 2개 구간에서 하루 4차례 왕복 운행한다. 안면도농협 고남지점을 출발해 원산도 선촌항을 오가는 구간(공공형 버스)은 오전 8시, 9시 55분, 오후 1시 50분 각각 출발한다. 태안 안면읍 승언리터미널을 출발해 원산도 선촌항을 운행하는 구간(농어촌 버스)은 오후 4시 40분 한 차례 떠난다. 버스 요금은 1600원이다.

두 지역은 순환버스 운행이 지역 주민의 교통편의는 물론이고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시장은 “순환버스 운행이 두 지역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 군수는 “국도 77호선 완전 개통을 앞두고 협력사업이 첫 결실을 맺어 기쁘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