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부실 사모펀드 원금 전액 보상하기로

이경은 기자 2021. 6. 1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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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펀드 총 판매액 1584억원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한국투자증권이 불완전 판매 논란이 불거진 10개 사모펀드의 투자자들에게 원금 전액을 100% 선(先)보상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2019년 부실 사모펀드 사태 이후 판매사가 모든 고객에게 투자 원금을 전액 보상하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대상 펀드는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US핀테크), 삼성젠투(Gen2), 팝펀딩(헤이스팅스, 자비스), 피델리스무역금융, 미르신탁, 헤이스팅스(문화콘텐츠, 코델리아) 등이며 총 판매액은 1584억원이다.

앞서 한투증권은 세 차례에 걸쳐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에게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한 바 있다. 현재 디스커버리, 팝펀딩, 미르신탁 등은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남은 보상 금액은 80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번 보상은 소비자 보호 위원회 의결 및 실무 절차 등을 거쳐 7월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기관과 개인 투자자 모두가 대상이며, 이자 및 수익 등은 제외하고 투자 원금만 지급한다. 특정인에게만 보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상 배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투증권 측은 설명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 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선제적인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험 상품을 안정성과 유동성이 강조된 저위험 상품으로 판매한 것에 대한 책임을 회사가 무겁게 판단한 결과”라며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보다 고객 신뢰 회복이라는 대명제를 우선시해서 판단했다”고 했다.

옵티머스 선지급 때와 동일하게 향후 별도로 분쟁조정 결과나 손실률이 확정되더라도 지급한 보상금은 회수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와 함께 보상 기준도 재정비했다. 단순 불완전 판매뿐만 아니라 설명서상의 운용 전략과 자산이 불일치하는 경우 등도 보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리 고지한 대로 펀드 투자가 이뤄졌다면, 손실이 발생해도 시장 상황에 따른 것으로 간주해 보상 대상에서 제외한다.

정 사장은 “선제적인 금융 소비자 보호 정책 추진을 통해 고객을 보호하고 금융 상품에 대한 신뢰 회복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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