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증시서 홀로 오른 코스피..기록 어디까지 갈아치우나
"미국, 아시아권 부진과 정반대..제조업 경기 확대 기대"
6월 FOMC 앞두고 글로벌 펀드매니저 72% "인플레 일시적"
"21년간 평균 PER 반영 시 3630" VS "테이퍼링에 변동성 확대"
종목 선별. '리오프닝' 중요.."공연, 의류, 자동차 등 세밀히 봐야"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스피지수가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로 마감하고 코스닥은 다시 ‘천스닥’ 등정을 시도하는 등 국내 증시 상승세가 거침없다. 연초 뜨거웠던 주식 투자열기가 2월 중순 이후 한풀 꺾이면서 한동안 박스권에 머물렀던 증시가 다시 추세상승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코스피 상장사 이익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백신 접종 확대로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코스피지수가 3300선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다만 찔끔찔끔 오르는 양상인데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1월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활발하지 않아 급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글로벌 유동성을 결정지을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코스피는 장중과 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가로는 사흘 연속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05포인트(0.62%) 오른 3278.68에 마감했다. 지난 14일 3252.13, 15일 3258.63을 각각 기록한 것을 포함, 3거래일 연속으로 최고치를 뛰어넘었다. 지난 10일부터 닷새 연속 상승하기도 했다. 장중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치를 다시 세웠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 1월 11일 3266.23이다. 이날 오전 11시 16분께 3281.96까지 올라, 약 다섯 달 만에 새로운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코스닥도 장중 1000포인트를 두 번 돌파하며 다시 천스닥 안착을 시도했다. 코스닥의 올해 장중 기준 최고가는 1032.64로 지난 4월 19일 나왔다. 종가 기준으로는 4월 20일 1031.88이 올해 최고 기록이다.
이날 국내 증시 모습은 다른 아시아권과 차별화된 것이기도 하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1%, 중국 상해종합 지수는 1.06%, 대만 가권은 0.37% 각각 하락 마감했다. 간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0.20% 하락하는 등 뉴욕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미국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3%로 나타나 예상치 -0.6%를 하회하고 5월 생산자물가(PPI)는 전년 동기 대비 6.6% 급등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 올랐다. 다만 미국 5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9% 늘어 예상 증가율 0.6%를 상회하고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도 0.9% 증가해 예상치인 0.6%를 넘겼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와 아시아 증시가 모두 부진한 것과 달리 국내 증시는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며 “미국 산업생산과 제조업 지수가 양호했다는 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되는데, 하반기 제조업 경기 확대에 따른 한국 수출과 기업이익 수혜 예상이 외국인 등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16일(현지시간) 6월 연방준비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이 언급되며 유동성 확대가 둔화된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시장 전반적으로 이에 대해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6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익증가세·백신접종 확대 긍정적…테이퍼링 요인은 지켜봐야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조정되고 있는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고, 국내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높다는 점에서 코스피지수 추가 상승을 점치는 시각이 높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순이익 전망은 161조원까지 상향 조정하는 등을 기반으로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279원으로 산정, 지난 21년간 평균 주당순익비율(PER) 13배를 반영하면 3630포인트이란 계산이 나온다”며 “지금 바로 3300을 돌파한다고 해도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우려가 완화되고 국내 기업들의 2분기와 3분기 실적 상승세가 신흥국 대비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코로나19 집단면역도 올해 안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점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기저효과 소멸과 테이퍼링 압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량도 17조원으로 지수가 급등하던 1월 25조3300억원 대비 32% 적은 수준이다. 그만큼 증시 활기가 그때보다는 덜하다는 의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상승은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성장주가 반등하는 순환매로 주도주의 귀환이 아닌데다, 외국인이나 기관의 순매수보다는 개인이 지수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강세 분위기는 여름까지 지속될 수 있겠으나, 이후 테이퍼링 논의 등에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 국면에서 어떤 업종이 유리한 지는 ‘리오프닝(경기재개)’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 봐야 한다는 조언이 따랐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결국 무엇을 사고 무엇을 줄이냐가 관건인데 리오프닝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숫자가 나오는 업종, 여행은 아직 잘 안 나오니 대표적으로 엔터 업계는 공연 같은 숫자가 나오고 있고 의류 업종도 좋다”며 “가치주에서는 최근 조정을 받은 자동차 종목을, 배터리 역시 좀 저평가된 것들을 세밀하고 꼼꼼하게 봐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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