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수요자 중심' 교육으로 기득권 깨야
기술 발전 따른 교육 변화 더뎌
글로벌 이슈 해결 능력 갖춘
미래세대 육성책 마련 시급
우리나라의 연구자 1인당 연구개발(R&D) 예산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자동차에 쓰이는 전용반도체를 외국에 의존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나 전기자동차 도입이 부진한 편이다. 백신을 하청생산하는 기업은 여럿 있지만 백신 개발에 뛰어들어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연구개발의 양적 팽창은 단기간에 이루었으나, 정말 인류가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 역량에서는 부족함이 많다.
우리 교육의 문제는 얼마나 가르치느냐보다,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있다. 이제 2년마다 전 세계의 정보량은 두 배로 늘어난다. 과거 수십 년간 생성될 정보가 이제는 수개월이면 만들어지는 세상이다. 이러한 정보과잉의 시대에서 우리는 정보를 고르는 안목과 다양한 정보를 통해 얻는 넓은 시야를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주어진 지식을 단기간에 암송하는 능력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고, 말하는 데 두려워하도록 키워지고 있다.
과학기술 정책과 교육 정책은 서로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지식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연관이 있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통해 엄청난 교육열로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입증했다. 지식의 보편화를 통해 문맹을 없애고 또래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사회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짜정보를 진짜와 비교해서 가려내는 능력을 갖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말로, 글로, 음악으로, 예술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꾼을 길러야 한다. 그러한 이야기는 결국 다양한 지적 경험에서 나오며, 자신의 선호와 취향에 따라 기존의 지식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마음껏 만들어보는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과학기술 정책이나 교육 정책이나 수요자 중심으로 사고해야 기득권의 벽이 깨진다. 수요자는 누구일까. 현재 학교를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일 수 있겠다. 하지만, 더 중요한 수요자는 지금의 학생을 미래에 고용할 기업과 공공기관과 그들에게 투자를 결정할 투자자와 시민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현재 기득권의 고리를 내려놓고 미래 세대를 위한 다리를 놓는 마음으로 과학기술과 교육을 다뤄야 한다. 2019년 그레타 툰베리라는 소녀가 유엔에서 미래세대에 대한 어른들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기후변화, 신재생에너지, 빈부격차 등 글로벌 이슈를 해결할 디지털 세대를 기르는 교육정책과 과학기술 정책을 가질 때가 됐다.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 인간컴퓨터상호작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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