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타 가렸던 철벽불펜의 '7회 연쇄붕괴'..LG는 이길 방법이 없었다 [스경X승부처]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6. 16. 22: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키움 내야수 서건창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경기 8회말 2사 2루에서 투런 홈런을 쳐낸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서건창 앞으로는 LG 진해수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고척|연합뉴스


지난 15일까지 LG의 불펜은 KBO 리그 10개 구단 중 최강을 자랑했다. 이날까지 팀 구원 평균자책이 3.65로 경쟁팀을 압도했다. 시즌 2위가 4.16의 키움인데 키움과는 무려 0.51이 차이가 난다. 평균자책 0.5점은 9회를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승부처 1이닝 또는 2이닝을 좁히면 그 가치가 훨씬 높아진다.

LG는 팀 타율 0.248, 9위에 해당하는 빈약한 타력을 강력한 불펜과 역시 3.74로 리그 2위의 선발 팀 평균자책으로 메워왔다. 타격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펜마저 무너지면 말 그대로 방법이 없어진다.

16일 고척 키움전은 LG 불펜의 운명이 팀의 운명과 동일시되는 사례를 제공했다. 1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2루수 정주현의 송구실책으로 선취점을 헌납한 LG는 5회말 이정후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뒤졌다.

하지만 6회초 역전타가 터져 나왔다. 채은성의 몸에 맞는 공과 오지환의 내야안타로 만들어진 2사 1·3루 기회에서 문보경이 키움 선발 한현희의 시속 146㎞짜리 직구를 통타해 우중간 담장을 넘긴 것이다. 승부는 일순간에 뒤집어졌고 전 불펜이 필승조와 진배없는 LG는 필승조를 연속으로 꺼냈다.

이정용이 6회까지 막을 때까지는 분위기가 좋았지만 7회 송은범의 등판부터 도미노 현상이 일어났다. 첫 타자 이용규에게 안타를 맞고 서건창의 몸에 공을 맞춘 송은범은 최근 잘 맞는 박동원을 앞에 두고 정우영로 바뀌었다. 하지만 정우영도 버티지 못했다. 박동원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적시타를 맞아 3-3 동점을 허용했다. 이정후를 앞두고 다시 김대유로 투수가 바뀌었지만 초구에 이정후로부터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8회 더 이상의 실점을 막기 위해 올라온 진해수마저 2사 2루에서 서건창에게 투런포를 헌납했다. 송은범-정우영-김대유-진해수로 이어지는 불펜이 연쇄붕괴하자 LG는 답이 없었다. 7회를 김성진, 8회를 김태훈으로 막은 키움은 9회 조상우를 다시 올려 날짜로는 18일, 경기로는 6경기 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이날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한 조상우는 10세이브를 신고하면서 다소나마 마음의 짐을 덜었다.

LG의 타선은 이날도 득점권에서 범타와 병살이 난무하며 스스로 추격할 동력을 놓쳤다. 그동안 빈타를 가려주던 불펜마저 붕괴하자 방법이 없었다. 아직 절반이 더 남은 시즌, 떨어진 타력을 선수기용이 아닌 단지 사이클의 문제로 치부해야 하는지 LG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