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부상 이긴 관록'
허리 통증에도 위기관리 능력
올 시즌 최다이닝 '팀 승리 발판'
[경향신문]
부상, 7경기 연속 무승, 제구 불안 등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만 2년차였을 뿐 프로 데뷔 15년차 관록의 투수였다. 김광현이 비록 승리 수확은 다음 경기로 미뤘지만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피칭을 선보였다.
김광현은 16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 3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최다 이닝 소화에 첫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선보이며 부상의 늪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음을 증명했다.
김광현이 0-1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후 6회말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폴 골드슈미트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어 김광현의 패전을 지웠다. 골드슈미트는 9회말 끝내기 홈런을 쳐 팀에 2-1 승리를 선사했다.
김광현은 최근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스프링캠프 당시부터 그를 괴롭히던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허리 통증으로 개막 2주가 지나 첫 등판에 나선 김광현은 지난 5일 신시내티전 3회말 공격 때 땅볼을 친 후 전력질주하다 부상이 재발했다. 이러는 사이 지난 4월24일 신시내티전 시즌 첫 승 이후 7경기 연속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경기 초반 김광현은 부상의 여파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초구 스트라이크의 비율이 떨어졌고 결과적으로 5개의 볼넷을 내줬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한 경기 최다 볼넷이다. 김광현은 아직 허리 통증이 남아 있는 듯 전력투구한 후 글러브로 오른쪽 허리를 짚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위기관리 능력을 자랑했다. 1회와 2회 각각 두 명의 주자를 내보냈음에도 후속타를 맞지 않았다. 3회 무사 2·3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세 타자를 모두 땅볼로 묶어 이닝을 마감했다. 4회 삼자범퇴, 6회에는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몸이 한결 가뿐해졌음을 알렸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의 투구에 대해 “피치메이커(Pitch Maker)”라고 평하면서 “경험이 많은 선수다. 한 점 차를 유지했다는 것은 환상적이었고 여기에 6회까지 던진 것은 수준 높은 일”이라고 칭찬했다.
김광현은 “초반에는 허리에 불안감이 있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좋아졌다”면서 “볼넷을 많이 줬고, 볼을 많이 던져 아쉽다. 그래도 후반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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