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베이 바퀴달고 이커머스 질주하나
신세계그룹 이마트(이하 신세계)와 롯데쇼핑이 맞붙었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신세계의 승리로 끝날 전망이다. 신세계 인수가 최종 결정되면, 온·오프라인 통합 국내 최대 유통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15일(현지시각) 미국 이베이 본사는 연례 이사회를 연 뒤 신세계와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90%를 신세계가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는 2000년 국내 시장에 진출해 현재 지마켓, 옥션, G9 등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 측은 “우리는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고위관계자는 “이베이 본사는 신세계와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신세계 인수가 유력한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7일 마감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는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지난 3월 예비 입찰에는 신세계, 롯데,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SK텔레콤 등이 참여했지만, 최종 입찰에서는 롯데와 신세계가 맞붙은 것이다.
◇지분 일부 남기고 인수할 듯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관심이 쏠린 건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 가격으로 얼마를 써냈는지다. 유통 업계에선 신세계가 승기를 거머쥔 것은 양측이 제시한 인수 가격 차이가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인수 가격으로 4조원 초반대, 롯데는 3조원 안팎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이베이 인수 가격을 보수적으로 책정한 것은 인수 후 추가 투자 비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유통 업계에선 ‘이베이코리아가 매각을 염두에 두고 지난 수년간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소극적이었으며, 이 때문에 인수 후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 수지 면에서도 이베이코리아는 2010년 영업이익률이 20%에 달했지만, 최근 3년 새 쿠팡·네이버 등 경쟁자에 밀리면서 2019년 영업이익률이 5.7%까지 떨어졌다.
신세계가 제시한 가격도 이베이 본사가 원하는 인수가 5조원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가 인수자로 결정되더라도 이베이코리아 지분 전체가 아닌 80~90%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통 업계에서는 신세계와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의 사업 제휴를 맺은 네이버가 추후 이베이 본사가 보유한 나머지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온·오프라인 유통 공룡 탄생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자로 최종 결정되면 네이버에 이어 단숨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 2위에 오르고 온·오프라인 통합 1위 유통 기업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은 네이버 26조8000억원, 쿠팡 20조9000억원, 이베이코리아 20조원이었다. 신세계의 온라인 부문인 SSG닷컴은 3조9000억원으로 롯데의 온라인 부문인 롯데온(7조6000억 원)보다 적었다.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이 합쳐지면 약 24조원으로 규모 면에서는 쿠팡을 제치고 2위에 오를 수 있다.
이뿐이 아니라 온·오프라인을 통합해 압도적인 유통 1위 업체가 된다. 지난해 이마트 매출액과 SSG닷컴 거래액을 합치면 총 19조4000억원. 여기에 이베이코리아 거래액까지 합치면 39조4000억원이 된다. 네이버 거래액보다 47%가 많은 셈이고, 오프라인 경쟁자인 롯데쇼핑의 지난해 백화점 매출(2조6550억원), 마트 매출(6조390억원)과 롯데온 거래액을 합친 것의 세 배에 달한다.
유통 업계는 신세계와 이베이코리아의 결합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의 경계를 허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신선식품 등에 강점을 보이는 신세계와 오픈 마켓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가 합쳐져 유통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참여에 앞서 지난 1월 프로야구단 인수, 지난 4월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 인수 등 온·오프라인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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