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 나왔는데..너무 모욕적"..엄마의 마지막 음성

박성아 입력 2021. 6. 16. 20:22 수정 2021. 6. 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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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경북 포항의 한 건설 업체에서 일하던 40대 여성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 희롱에 시달렸다는 글을 남긴 채 숨진 사건, 얼마전에 전해드렸죠.

철저한 수사를 바라는 유가족들의 동의 하에 오늘 이 여성이 남긴 마지막 음성이 공개됐습니다.

가해자들의 괴롭힘에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살고 싶어서 현장에 나왔는데 너무 치욕스러워서 살고 싶지 않다" 는 글을 남기고 생을 마감한 김 모 씨.

지난 10일 세상을 등지기 전날 밤 김 씨는 동료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유일한 여성 노동자였던 자신에게 현장 관리자들이 보인 행태에 모욕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습니다.

[故 김 모 씨] "'아줌마 이거 좀 치우세요' 하면 돼요. 발로 집어차면서 이거 치우래요, 저보고. 되게 언니 너무 모욕적인 거예요."

화재를 감시하는 화재감시원으로 입사했지만 업무와는 무관한 쇠파이프를 나르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결국 허리와 손목을 다쳤다고 말합니다.

"파이프 한 100개 막 혼자 나르고 그런 거 하다 보니까 정형외과 다니고 물리치료 받고 살면서 처음이야. 허리 아파 보는 거…"

계속된 폭언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감당하기 어려워진 상황이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3분 먼저 들어갔다고 'XX 아줌마가 먼저, 작업장에 두 명이 남아 있는데 들어가고 앉았다'고 뒤에서 완전히 막 저를…"

결국 김씨는 참을 만큼 참았다며 내일 그만두겠다고 울먹입니다.

[故 김 모 씨] "살고 싶어서 일 나갔거든요, 솔직히. 사람들이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게 나를 도대체 뭐로 생각하는지."

하지만 다음 날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김 씨 앞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며 소리를 질렀고, 그 직후 김 씨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관계자] 심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이 괴롭힘을) 일회성 내지 단발성으로 했는데 극단적 선택까지 갈 이유가 별로 없다고 보여지거든요.

고용노동부는 최근 3년 동안 성희롱 예방 교육도 하지 않고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도 없는 이 업체에 대해 특별 감독에 들어갔습니다.

MBC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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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아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279366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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