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편한 속옷이..'브라렛'에 놀라지 마세요

이영욱 2021. 6. 16. 20: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현 인에이 대표
와이어·패드 없는 브라, 브라렛
뉴욕 여행 중 입어보고 "이거다"
2016년 29CM 입점이후 입소문
평범한 몸매 일반인 모델 등장
'보디 포지티브' 캠페인도 호평
日 시작으로 해외 공략도 박차
김현 인에이 대표가 인에이의 브라렛을 소개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브라렛(bralette)을 입어보면 정말 편한데, 이를 아는 소비자는 아직 소수에 불과합니다. 국내에 브라렛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많은 셈이죠."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인에이(inA) 본사에서 만난 김현 인에이 대표(41)가 인에이 대표 제품 '브라렛'을 소개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김 대표가 창업한 인에이는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익숙한 브라와 달리 브라렛이란 용어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브라렛은 와이어가 없는 브라를 의미한다. 와이어나 패드 없이 가슴을 받쳐주기 때문에 압박감이 없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인에이 창업은 우연한 계기로 이뤄졌다. 여행차 방문했던 뉴욕에서 '브라렛'이란 제품을 처음 접한 김 대표는 제품이 주는 편안함에 충격을 받은 뒤 브라렛을 국내에 소개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발길 닿는 대로 들어간 작은 편집숍에서 발견한 브라렛을 입어봤는데 생각보다 정말 편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내가 왜 와이어, 패드가 있는 (불편한) 브라를 입고 살았나 싶어서요. 이런 편한 제품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도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인에이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여성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패드·와이어 등 군더더기를 없앤 브라렛을 만드는 만큼 사명도 군더더기가 없으면 했다. 그렇게 '인에이'라는 사명이 탄생했다. 김 대표는 "인에이는 달리 읽으면 '인 어(in A)'라고 읽을 수 있다"며 "속옷을 뜻하는 이너웨어의 줄임말 같은 느낌도 주다 보니 속옷 브랜드 이름으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야심 차게 창업했지만 브라렛을 알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시제품 제작도 난관에 부딪혔다.

"보통 속옷은 정해진 '매뉴얼'이 있습니다. 브라를 예로 들면 브라 캡이 들어가고, 와이어를 넣고 부자재는 이러이러한 것을 쓴다 등이죠. 제가 브라렛 작업지시서를 들고 속옷 공장을 찾아갔는데 이런 제품은 만들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속옷 공장에서는 만들 수 없으니 수영복 공장에 가져가 보라는 분도 계셨고, 성공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속옷을 굳이 왜 만드냐는 질문도 받았죠."

우여곡절 끝에 인에이만의 브라렛이 탄생했다. 김 대표는 박람회 등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폈고, 브라렛이 성공하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인에이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6년 29CM 입점 이후였다. 김 대표는 "29CM에서 인에이를 위해 언더웨어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줬다"며 "입점했을 때와 비슷한 시기에 한남동에 오프라인 매장인 작은 쇼룸까지 열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 이후 가장 의미 있었던 일로 '보디 포지티브' 캠페인을 펼쳤던 순간을 꼽았다. 그는 "옷에 여러 종류가 있듯 여성 속옷도 (브라렛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인에이도 다소 독특한 속옷 광고를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여성 속옷 광고에는 보통 마르고 날씬한 모델이 등장하는데 김 대표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속옷은 꼭 모델처럼 마르고 날씬한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통통하든 마르든, 키가 크든 작든 상관없이 당신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하라는 의미의 '러브 유 애즈 유 아(love you as you are)'를 표어로 내걸고 일반인 모델을 섭외해 광고를 진행했는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최근 '보디 포지티브' 의미가 다소 왜곡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보디 포지티브'라는 생각 때문인지, 특정 몸매인 분들을 뽑아서 광고하는 사례가 나타났다"며 "보디 포지티브는 무조건 정반대 개념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수많은 속옷 브랜드 중 인에이만의 경쟁력으로 디자인과 패턴을 꼽았다. 그는 "시대가 변하면서 속옷은 감추는 옷이라는 인식도 바뀌고 있다"며 "패션에 관심이 많은 분이 속옷 디자인에도 신경 쓰면서 인에이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디자인 못지않게 인에이 제품의 컬러감도 다른 브랜드에서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인에이는 향후 해외 고객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특히 일본 고객이 관심을 많이 보인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한남동 쇼룸을 방문하는 고객 중 30%가 일본인이었어요. 우선 가장 반응이 좋은 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향후 대만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온라인으로 진출해보고자 합니다. 한국 브라렛을 세계에 알리는 게 목표예요(웃음)."

[이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