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순간을 영원에 기록하는 사진

이규화 입력 2021. 6. 16. 19: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진은 글이 담지 못하는 많은 것을 담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위안을 얻는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삶의 순간들'이라는 부제를 단 책 '그럼에도 삶은 나아간다'는 30여년 사진 전문기자로 활동해온 저자가 전국 도시와 산하를 찾아다니며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포착한 사진을 모아놓은 것이다.

그래서 기교적 사진보다는 기록적 사진이 많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삶은 나아간다, 김선규 지음/차분한출판사 펴냄

사진은 글이 담지 못하는 많은 것을 담는다. 그 안에 시간이 있다. 사진은 8000분의 1초에 잡은 순간이지만 한 번 포착된 모습은 영원히 남는다. 사진은 또 정직(조작 가능성을 배제한다면)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위안을 얻는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삶의 순간들'이라는 부제를 단 책 '그럼에도 삶은 나아간다'는 30여년 사진 전문기자로 활동해온 저자가 전국 도시와 산하를 찾아다니며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포착한 사진을 모아놓은 것이다. 사진 뿐 아니라 저자의 단상(斷想)과 '피사체'에 대한 정보도 들어있어 독자는 자신의 느낌을 저자와 비교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 실린 사진들이 "코로나19로 먹구름이 드리운 사회 곳곳에서 절망을 딛고 희망을 싹틔워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한다.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 것 같은 상황에서도 희망과 미소를 잃지 않고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삶의 순간들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현 세대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에 맞닥뜨려 극복해가는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기교적 사진보다는 기록적 사진이 많다. 편안히 감상할 수 있다. 저자의 단상 에세이에는 사진에 대한 정보가 있어 독자들이 촬영장소를 쉽게 찾아가 볼 수 있다. 전국을 두루 훑어 얻은 장면이 많다. 카메라 대상은 사람이 주종이지만 동물, 식물, 생활품도 있다. 계절도 다양하고 시각도 제각각이다.

이를 테면 '풀꽃을 사랑한 스턴트맨'에는 경북 문경의 단산이 배경인데, 이국적 풍경에 금세 끌린다. 우리나라는 고원 평원을 보기 힘들다. 하지만 옆으로 구부려 누워 토끼풀을 찍는 한 스턴트맨을 받치고 있는 땅은 온통 푸른 고원 풀밭이고 멀리 배경은 흡사 알프스 산맥 같은 산등성이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면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세상을 환히 밝히는 민들레처럼'에서는 작년 코로나 확산 초기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질 때 양장점을 하던 강화도의 이애자 씨가 이웃을 위해 마스크를 만드는 장면을 찍었다. 환한 백열전등 스탠드 빛을 받으며 재봉틀 돌리는 모습과 그 앞에 하나하나 만들어 내놓은 마스크의 조화는 절로 훈훈한 마음이 들게 한다. 이규화 논설실장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