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前妻, 금고 텅 빌 때까지 기부? 아마존 주식 때문에 쉽지 않네
“나는 계속 자선활동에 대해 사려깊게 접근할 것이다. 시간과 노력, 관심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마냥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고, 금고가 텅 빌 때까지 기부하겠다.”
인터넷 최대 유통몰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전처(前妻) 메켄지 스콧(55)은 2020년 12월 이렇게 약속했다. 그러나 이 약속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스콧이 기부하는 속도보다 재산이 쌓이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공중에서 전(全)재산을 달러 지폐로 뿌리지 않는 한, 신중하게 기부 대상을 정하다 보면 그동안 기부 약정액보다 더 많은 돈이 쌓이는 것이다.
미 경제 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스콧의 현재 재산은 약 597억 달러. 그러나 그가 2019년 4월 이혼할 때 베이조스가 보유한 아마존 주식의 25%를 받았다. 전체 아마존 주식의 4%에 해당하는, 약 365억 달러어치였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 11개월 동안에만 80억 달러를 기부했지만, 재산은 계속 불어났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2019년 4월 이혼 당시 주당 1800달러했던 아마존 주식은 15일 3383달러까지 올랐다. 결국 스콧에게 아마존 주식은 아무리 써도, 계속 재물이 나오는 ‘화수분’인 셈이다. 스콧은 이번에 또다시 286개 기관에 27억40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콧은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같은 부호와는 달리, 공익 재단을 설립하지 않았다. 따라서 어떤 심사를 거쳐서 돈을 기부하는지, 스콧의 기부금을 받으려면 어디다가 신청해야 하는지 공개된 것이 전혀 없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콧의 기부금을 받는 비영리 공익 단체들은 종종 스콧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비영리 컨설팅업체인 ‘브리지스팬 그룹’을 통해 연락을 받는다고 한다. 해당 공익단체들은 처음엔 함구(緘口) 조건과 함께 ‘한 익명의 기부자가 상당한 금액을 기부하려고 한다’는 애매한 통보만 받고, 이후 스콧이 기부 대상 명단과 기부액을 블로그 플랫폼인 ‘미디엄’ 등을 통해 공개하고 나면, 브리지스팬 그룹 측과 구체적인 논의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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