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親환경 행보에도 국제유가 급등.."대체할 자원이 마땅찮네"

이슬기 기자 2021. 6. 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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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시장의 친환경 행보가 오히려 유가를 끌어올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녹색 성장 기조에 따라 정유업체들이 원유시추 등 기존 사업에 대한 축소 압박을 받는 가운데 수요는 늘어나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태양광, 풍력 에너지 등을 집중 육성하고 투자자들도 친환경 에너지 투자에 무게를 두는 반면 원유 수요는 당분간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날 거란 예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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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 육성 및 투자 압박 거세져
정유사 원유 시추 및 관련 투자 급락
대유행 속 美 셰일기업 줄줄이 파산
경기 회복 기대감에 원유 수요는 늘어
"수급 불균형 지속되면 석유 파동"
미국 텍사스주의 석유 굴착 장비. /AP 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시장의 친환경 행보가 오히려 유가를 끌어올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녹색 성장 기조에 따라 정유업체들이 원유시추 등 기존 사업에 대한 축소 압박을 받는 가운데 수요는 늘어나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15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24달러(1.8%) 오른 배럴당 72.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올초 대비 50% 가량 올랐다. 브렌트유 8월물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거래일 대비 1.13달러(1.55%) 뛴 73.99달러에 마감해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올해 초까지 배럴당 50달러 선이었던 브렌트유가 반년만에 40% 이상 오른 셈이다.

시장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경제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원유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태양광, 풍력 에너지 등을 집중 육성하고 투자자들도 친환경 에너지 투자에 무게를 두는 반면 원유 수요는 당분간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날 거란 예상 때문이다. 아직까지 원유를 대체할 에너지도 마땅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등 선진국 정유사들이 기후 변화 문제 때문에 원유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에너지산업 분석업체 우드매켄지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시추 관련 투자액은 지난해 3290억달러에서 올해 3480억달러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2014년 당시엔 8070억달러였다. 이 업체는 2024년까지 연간 투자액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 업계가 받는 압박도 세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 알래스카 야생동물 서식지인 북극권국립야생보호구역(ANWR)에서 석유·가스 탐사 및 시추를 다시 중단시켰다. 이 지역은 북미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곳이자 북극곰과 순록 등 야생동물의 서식지다. 이 때문에 석유·가스 시추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당과 공화당 간 논쟁이 수십년 이어진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엔진넘버원이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의 이사회 12석 중 3석을 차지했다. 이들은 엑슨모빌이 친환경 에너지 투자에 집중하도록 경영 방향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재정난을 겪었던 미 셰일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한 것 역시 유가를 부채질했다.

WSJ은 적어도 10년 간 차량용 연료와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원유 수요가 내년 말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2026년까지는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자재 투자 업계에선 원유 공급과 수요가 심각하게 어긋나 조만간 석유 파동이 닥칠 거라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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