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러 압박 강화할수록 중·러 밀착..美 최악 시나리오
中측 "러시아와 군사·외교적 협력 강화해야"..러측 '신중'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16일(현지시간)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초반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정상 회담 성과가 미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역으로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 간 연대가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바이든-푸틴, 첫 담판 앞둔 신경전
오는 미·러 정상회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과 미국과 유럽의 집단 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전방위적 압박에 나섰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를 향해 미국에 사이버 안보 위협할 가할 경우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구금 문제 관해선 "나발니가 죽는다면 러시아가 기본적인 인권을 지킬 의사가 거의 없다는 징후이자 비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선 2026년 만료 예정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START·뉴스타트), 미 대선 개입 및 연방정부 해킹 의혹, 알렉세이 나발니 정치적 탄압 등이 논의될 전망이나, 큰 진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언론에 따르면 통상 정상회담을 마치면 양국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관례와 달리, 이번에는 푸틴-바이든 대통령 순으로 별도로 회견이 진행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식사도 같이 안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미국 압박에, 중국-러시아 동맹 강화?
특히,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미·러 정상회담 결과와 관계없이 중국과 러시아의 동맹 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러 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최근 몇 년 간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한 반면 중국에 대해선 "전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관계"라고 말했다.
시인홍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앞선 G7과 나토, 두 정상회담 결과는 미국과 러시아에 더 많은 반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번 미·러 회담으로 양국 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이 같은 중-러 압박이 두 국가를 더 강력한 동맹관계로 만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군비 통제 약화를 위한 조치들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그럴수록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군사·외교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루 샹 중국사회과학원 미국 전문가는 이번 미·러 회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중·러 관계를 분열시키려는 목적으로 푸틴 대통령과 교류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체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의 대(對)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그간 강하게 반대해 온 러시아-독일 연결하는 해저 가스관인 '노르드스트림2' 완공을 양보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그런데도 러시아는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지속할 것이며 올 하반기 양국 간 더 많은 교류가 있을 것이라고 루 전문가는 덧붙였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화상 연결을 통해 중·러 원전 협력 프로젝트 착공식을 참관하며 양국 간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의 연내 방중 일정도 거론된다.
한편 아르툼 루킨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부교수는 "미국과 유럽 등이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보여준다면, 러시아는 중국과 전략적 유대를 강화하는데 더 신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G7·나토 공동성명을 통해 중-러 압박 수위는 최상이기 때문에 추가로 더 압박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러시아에 더욱 긴밀한 협력을 제안할 수 있지만, 러시아가 이 같은 제안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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