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BB 58K → 10BB 13K'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달라졌다

안형준 2021. 6. 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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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것은 아니다.

아니, 애초에 두 가지는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 봐야 옳을 것이다.

글래스노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회전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이물질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달라진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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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무너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달라졌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6월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 세일렌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류현진은 이날 선발등판해 6이닝 3실점을 기록했고 노디시전으로 경기를 마쳤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동안 92구를 던졌고 5피안타(2피홈런) 4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43로 소폭 상승했다. 숫자만으로도 류현진답지 않은 면이 보인다. 볼넷은 크게 늘었고 탈삼진은 급감했다.

류현진은 이날 1회 지안카를로 스탠튼, 2회 미겔 안두하와 DJ 르메이휴, 3회 스탠튼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1회 스탠튼에게 내준 볼넷은 끈질긴 9구 승부 끝에 허용한 것이지만 이후 3개는 모두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이날 던진 92구 중 스트라이크는 58개. 스트라이크율은 시즌 평균(0.660, 통산 0.650)보다 낮은 0.630이었다.

우리가 아는 류현진은 공이 빠르거나 아주 위력적이지는 않지만 칼날같은 제구력과 변화무쌍한 볼배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투수다. 그러면서도 탈삼진이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류현진은 달라졌다.

시즌 첫 9경기에서 6볼넷 52탈삼진을 기록한 류현진은 최근 4경기에서 10볼넷 13탈삼진을 기록했다. 첫 9경기 평균자책점이 2.53이었고 최근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56을 기록한 것 만큼이나 놀라운 변화다. 아니, 애초에 두 가지는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 봐야 옳을 것이다.

제구는 무뎌졌고 볼넷은 늘어났으며 탈삼진은 줄었다. 피홈런도 급증했고 가운데로 몰리는 볼과 스트라이크 존에서 너무 크게 벗어나는 볼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사실상 모든 공이 좋지 않아졌지만 특히 커터와 패스트볼 쪽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류현진은 5월 커터의 헛스윙 유도율이 25.4%였고 포심도 17%였다. 하지만 6월에는 커터의 헛스윙율은 17.2%, 포심은 5.9%로 뚝 떨어졌다. 두 공 모두 5월에는 평균 허용 타구 속도가 시속 88-89마일에 머물렀지만 6월에는 시속 94마일 이상으로 크게 올랐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구속도 올랐다.

구속이 올랐다는 것은 몸에 이상은 없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류현진이 갑자기 밸런스를 잃은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외부 요소가 변화한 탓일 수도 있다. 류현진의 공이 변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사무국이 이물질 규제 강화를 발표한 시점과 거의 겹친다.

15일 등판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한 타일러 글래스노우(TB)는 자신의 부상이 이물질 규제 때문이라며 자신은 '그립감과 컨트롤을 향상시키기 위해 선크림과 로진을 혼합한 이물질을 썼지만 그 이물질이 회전수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글래스노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회전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이물질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몇 년 동안 회전수로 주목을 받은 일이 없는 투수인 만큼 '이물질 청정 투수'라는 평가도 받아왔다.

지금은 모두가 의심을 받는 시기가 됐다. 최근 급격히 달라지는 선수들은 특히 큰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물론 한국 야구의 자존심인 류현진이 규정을 어겼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달라진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류현진은 이날 비록 불펜 난조로 승리에는 실패했지만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고 '천적' 양키스를 상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하지만 더이상 우리가 알던 류현진의 모습은 아니다. 과연 류현진이 달라진 원인이 무엇일지, 류현진은 다시 '제구 몬스터'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진=류현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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