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직원 사찰 유죄..100만유로 벌금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가구 소매업체 이케아가 15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법원에서 직원 사찰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 법원은 이날 이케아에 100만유로(약 13억원) 벌금을 물리고, 전 최고경영자(CEO)에게도 유죄를 선고했다.

이케아 프랑스 법인이 직원들을 옥죄는 광범위한 사찰을 조직적으로 벌여왔다는 검찰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AFP에 따르면 베르사이유 형사법원은 이날 이케아가 사설탐정들을 고용하고, '사기 수법'으로 2009~2012년 직원들과 입사지원자들의 정보를 캤다고 판결했다.

검찰은 200만유로 벌금과 이케아 프랑스 법인 전 CEO 장-루이 베일로에게 징역형을 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1996~2009년 이케아 프랑스 CEO를 지낸 베일로는 이날 징역 2년과 5만유로 벌금형에 처해졌지만 징역형은 집행이 유예됐다.

또 2002~2012년 이케아 프랑스 직원들의 행동을 감시한 리스크관리 부문 책임자 장-프랑수아 파리도 벌금 1만유로와 18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베일로처럼 집행유예를 받았다.

베일로 측은 즉각 항소를 선언했다.

그의 변호인은 베일로가 직원 사찰을 지시한 적이 없고, 이번 판결에 매우 당혹해하고 있다면서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T는 비록 이번 사건이 10년전 일이기는 하지만 프랑스에서 현재 고용주들과 노조간에 갈등이 높아지고 있어 새삼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자들은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 등을 둘러싸고 고용주가 이를 남용할 가능성에 관해 우려하고 있다.

이케아 프랑스 법인의 직원사찰 스캔들은 2012년 드러났다. 경찰이 베르사이유 인근 이블린의 이케아 프랑스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사건이 공개됐다.

이케아가 불법적으로 직원들을 사찰하고 있다는 노조원들의 고발로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됐고, 경찰은 문서들과 컴퓨터 등을 확보해 증거를 찾아냈다.

베르사이유 법원은 이날 이케아 경영진이 민간보안업체를 고용해 불법적으로 개인의 경찰기록과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 판단했다.

비판론자들은 이케아의 은밀한 기업문화가 사세가 크게 확장되면서 여러 나라로 사업을 뻗어가는 과정에서 사달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스웨덴에서 소규모로 가구제작을 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처럼 세계 최대 가구 소매업체로 발돋움한 뒤에도 이같은 기업문화가 남아 있다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이케아는 또 러시아에서도 뇌물 스캔들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고 FT는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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