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쫄이는 그만!.. 편한 옷 입고 자전거 탈래"

‘이것이 한강서 즐기는 유럽 갬성(감성)!’ ‘청계천 자전거 전용도로 개통 기념 청계천 도장 깨기(스탬프 투어:방문한 곳 도장 찍는 것) 했어요! 폐자전거 페달 돌려 그릇 빚기도 해봐요.’
동네 뒷산을 가도 에베레스트급 ‘풀착장’을 해야 직성이 풀리던 때가 있었다. 크로스핏, 플라잉요가 등 뭔가 뜬다 싶으면 유행 따라 의상도 다 갖춰 입어야 될 듯싶었다. 운동은 ‘장비빨’이라며 트레이닝 센터라도 만드는 양 하나둘씩 사 모으다 보니, 결국은 집 안에 고가의 빨래 건조대만 여러 개 들여놓은 셈이라는 푸념도 들리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편안함’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운동 패션도 자유스러워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생활 자전거 패션. 자전거는 코로나 시국에 가장 많이 늘어난 레저 도구 중 하나다. ‘코로나 집콕’에 답답했던 이들이 자전거를 타며 자연을 느끼는 것이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전거 판매는 지난해 전년 대비 65% 증가했고, 전기 자전거는 150%나 성장했다. 유럽에서는 2030년까지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사는 이들이 두 배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운동도 할 수 있고, 요즘 유행하는 ‘친환경템’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따릉이’라 부르는 서울시 무인 대여 자전거를 비롯해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이 급증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이용자 수는 98만명. 전년 동기 대비 46% 정도 증가했다. 2019년 1분기와 비교하면 150%나 급증했다. 이마트에서는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지난 4월부터 6월 13일까지 자전거용품이 전년 동기 대비 26.4% 성장했고,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자전거 마니아를 뜻하는 ‘자덕’ ‘자덕스타그램’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70만 건에 달한다. ‘자전거 마니아’라고 알려진 방탄소년단 RM은 최근 자신의 경험을 담은 신곡 ‘bicycle(자전거)’를 선보이면서 “자전거 타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가장 자유롭다고 느껴지는 시간”이라고 의미를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자유는 의상에도 적용됐다. 코로나로 잘 늘어나는 원단을 이용하거나 고무줄 등을 넣어 편하게 입는 ‘라운지 웨어’, 또 ‘원마일 웨어’(집 근처에 편하게 입고 다닐 수 있는 옷)가 인기를 끌다 보니 자전거 패션 역시 편안해 졌다. 패션 컨설턴트 신류진 트렌드이슈폴리시 대표는 “몸에 착 달라붙는 전문가용 사이클 패션을 착용해야 ‘입은 듯했던’ 과거와 달리, 입은 듯 안 입은 듯 꾸민 듯 안 꾸민 듯 숨통 트이는 옷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면서 “날씨 변화가 심할 때는 초경량 재킷을 곁들이면 좋다”고 말했다.



기능은 좋아도 왠지 민망했던 이들에겐 희소식. 늘어지는 옷이 너무 잠옷 같다면 올해 유행인 통 넓은 바지를 입으면서 대신 상의는 크롭톱(허리가 드러나는 짧은 상의)을 입어 긴장감을 주기도 한다. 블랙핑크 제니가 유행시킨 패션이다.


영국 출신 유명 패션 모델 겸 사업가 알렉사 청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패션 규칙을 뛰어넘어 타인의 예상과 달리 섞어 입는 게 멋스러워 보인다”면서 “청바지와 셔츠에 검은색 턱시도 재킷 차림으로 자전거에서 내린 뒤 바로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가보라”고 추천했다. 치렁치렁한 치마나 바지는 체인에 걸릴 위험이 있어 보통은 추천하지 않는 스타일. 이 때문에 바짓단을 마치 한복처럼 끈으로 묶는 스타일이나 끝에 탄성이 있는 조거팬츠(조깅용 운동복 스타일)를 입는 게 좋다. 땀이 많이 났는데 샤워하기 어렵다면 드라이샴푸를 챙기는 것도 방법. 엉덩이까지 가리는 셔츠나 품이 넓은 여름 재킷에 바이커 쇼츠(몸에 딱 붙는 쫀쫀한 소재로 자전거 탈 때 바람의 저항을 줄이는 바지)를 곁들이면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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