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으면 75달러.. 美 기업들 백신 접종 독려 백태
"접종 여부 보고해라" 은근히 압박주기도
EEOC "보너스 과하면 연방법 저촉될 수 있어"
미국 기업들이 직원의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백신 접종을 강제하지는 않더라도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너스를 주거나 접종 상태를 보고하라고 요구하는 등 각종 회유·압박책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는 지난달 14일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면 75달러(약 8만4000원)를 보너스로 지급한다고 150만 전 직원에게 공지했다. 인사팀이나 매장 매니저에게 접종 증명서를 보여주면, 다음 달 월급에 한 차례 보너스가 추가되는 식이다. 백신 접종을 마친 직원은 마스크를 벗고 근무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은근히 백신 접종을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대면 업무 체제로 복귀 중인 금융회사나 로펌에서는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 상태 보고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WSJ와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다국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8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사내 전산망에 이틀 내로 백신 접종 여부를 올리라고 공지했다. 접종이 의무는 아니지만 접종 여부를 회사에 알리라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웰스파고 등도 같은 지침을 내렸다. 일부 회사는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백신 접종 통계를 내 표로 만들어 공개한다. 자연스럽게 접종 분위기를 만드는 전략이다.
지난달 28일 미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건강 문제나 종교적 이유 때문에 접종을 거부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고용주가 직원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거나 심한 경우 소송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어 대부분 회사는 강제하는 대신 접종 독려 분위기를 조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EEOC는 백신을 맞은 직원에게 제공하는 보너스가 사실상 강제나 다를 바 없는 수준의 큰 액수인 경우 연방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14일 추가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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