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에 듣는 'We Are Young'.. 정말로 젊어지는 것 같았다 [스밍]

한현우 문화전문기자 2021. 6. 1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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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엔 이 노래: 스밍] Fun 'We Are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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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페이스북

친구가 하던 음악바에 금요일마다 놀러 가서 음악을 틀던 때가 있었다. 음악바에서 음악을 트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는데, 지금 틀고 있는 곡과 다음 곡이 자연스럽게 연결이 돼야 하기 때문이었다. 분위기가 어느 정도 비슷하면서 일종의 방향성 같은 것이 있어야 했다. 어떤 노래가 나가고 있는 불과 4분 안팎 사이에 전혀 새로운 곡을 찾아내는 것은 무척 어려워서, 이 노래 다음엔 저 노래 같은 리스트가 머릿속에 있었다.

그 사이사이에 사람들의 신청곡을 섞어야 하는데, 신청 순서도 어느 정도 지켜야 하고 한 테이블의 신청곡만 여러 곡 틀어도 안됐다. 왜 내가 신청한 노래는 나오지 않느냐는 타박을 듣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비싼 술을 주문한 테이블의 신청곡을 먼저 틀어주라는 친구의 요청도 들어줘야 했다.

금요일 밤 10시가 넘어 바가 가득 차고 분위기가 달궈질 때 자주 틀던 노래가 Fun ‘We Are Young이었다. 미국 인디밴드 노래로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이 곡은 “세상을 불질러 버리자/ 태양보다 더 밝게” 같은, 말 그대로 제목과 가사가 일치하는 노래다.

FUN

그 시각에 음악바에서 술을 마시는 손님들은 그리 젊지 않았는데도 이 노래를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다들 좋아했다. 후렴구를 따라 부르기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닥치고 우리는 젊다고 외치는 노래를 싫어할 사람은 별로 없었다. 드럼 전주로 시작해 후렴 부분에서도 잠시 드럼 반주만으로 노래하는 이 곡은 묘하게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는 맛이 있다. 몇 년 전 현대자동차 아반떼 광고에도 쓰였다. 젊은 세대의 첫번째 차를 컨셉으로 하는 아반떼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여하튼 일주일을 마감하는 금요일 밤에 이 노래를 들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젊어지는 느낌이 든다.

한창 인기 있던 때 내한무대에도 섰던 Fun은 언젠가부터 새 음악도 내지 않고 활동을 중단했다. 밴드를 해체한 것은 아니라는데 이미 5~6년 정도 활동이 멈춰 있는 것 같다.

이 노래 만큼은 아니지만 3OH!3(쓰리오쓰리라고 읽는다)라는 미국 일렉트로닉 듀오도 ‘We Are Young’이란 노래로 인기를 끌었다. 3OH!3는 이 밴드 멤버들의 고향인 미국 콜로라도주의 지역 전화번호 303을 변형해 표기한 것이다.

이 노래 역시 “마시고 싸우고 사랑하자/ 우리는 귀 먹었고 달아나는 중이야” 같은 치기 어린 내용이다. Fun의 노래 다음에 이 노래를 틀면 사람들은 같은 제목의 신나는 두 곡이 연달아 나오는 것을 재미있어했다. 흥미로운 건 Fun의 노래나 3OH!3의 노래나 모두 드럼 전주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젊음을 한 가지 악기로 표현한다면 그건 기타나 베이스보다는 드럼이기 때문일 것이다. 3OH!3는 작년 3월 3일을 ’303 데이'로 부르며 공연을 연 뒤로는 코로나 때문에 활동이 뜸해진 상태이다.

싸이도 2017년 앨범에서 ‘We Are Young’이란 노래를 발표했다. 위의 두 노래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가사부터 어른이 스스로에게 아직 젊고 할 수 있다고 다독이는 내용이다. “아이에게 고마워/ 네가 아빠의 내일이라” “우리는 아직 어려/ 처음부터 다시 걸어/ 일어나서 걸음마부터” 같은 가사를 보노라니 “소리 지르는 네가/ 음악에 미치는 네가/ 인생 즐기는 네가/ 챔피언” 하고 노래했던 싸이도 나이를 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젊음이란 대중음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주제이자 소재인 것이다.

[지난 스밍 List!] ☞조선닷컴(chosun.com/watching)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혁오 ‘Love Ya’

김민기 ‘아침이슬’

조용필 ‘사랑해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Rocky Trail’

Ssing Ssing ‘NPR 콘서트’

한예리 ‘Rain Song’

한영애 ‘봄날은 간다’

들국화 ‘사랑한 후에’

롤러코스터 ‘어느 하루’

소히 ‘산책’

윤석철 트리오 ‘즐겁게,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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