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與 직격 "언제까지 선악 조장 여론조사 정치할거냐"
윤호중 "청년다움 벌써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의문"
이재명 "국민 80% 이상이 동의..성추행에서 지킬 것"
이준석 "'민식이법' 신중하게 입법됐으면 하는 국민 많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민주당은 언제까지 선악을 조장해 여론조사 정치하실 거냐”고 직격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수술실 CCTV 설치법’으로 이 대표를 연일 압박하자,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민주당의 ‘정치’로 실패한 사례로 ‘민식이법’과 부동산 정책을 들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을 가리켜 “엘리트 기득권을 대변해왔던 국민의힘의 기존 모습과 달라진 게 없다”고 한 기사를 공유하고 이같이 적었다. 이 지사는 기사에 인용된 페이스북 글에서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에 “국민 80% 이상이 압도적으로 동의하는 법안이자 오랜 기간 토론을 거친 사안”이라면서 “수술실 CCTV는 극소수의 불법 의료나 성추행 등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줄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180석 기득권 휘둘러 부동산부터 사고 친 쪽은 민주당”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테러방지법에 반대한 민주당에게 ‘그러면 테러를 옹호하는 거냐’라고 말하는 것이 바보 같은 공격인 것처럼 수술실 CCTV문제에 신중하자는 입장에 ‘불법 의료나 성추행을 묵인하자는 거냐’로 받아 친다면 정치의 희화화”라고 했다.
민주당은 19대 국회 당시인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테러방지법’에 반대해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여당이 됐고 21대 국회에서 압도적 의석을 얻었지만 테러방지법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있다.
또 이 대표는 “민주당은 언제까지 선악을 조장해 여론조사 정치하실 거냐”면서 “민식이법이 조금 더 신중하게 입법되었으면 하는 국민이 많다”고 했다. 이어 “기득권은 180석을 가진 쪽이고, 그 기득권을 휘둘러 부동산부터 해서 사고 친 쪽은 민주당”이라고도 했다.
일명 ‘민식이법’은 2019년 9월 11일 있었던 충남 아산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 사건을 계기로 논의돼 같은 해 12월 24일 개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해 11월 19일 방송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첫 번째 질문자로 ‘민식이 엄마’ 박초희씨를 지목해 사연을 들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국회와 협력해 관련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하면서 법안 처리에 탄력이 붙었다.
민식이법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최근 문제점을 인정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1일 페이스북 글에서 어린이들이 이른바 ‘스쿨존(어린이보호구) 내 운전자 위협행위’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스쿨존 내 어린이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본래 입법 취지와 다른 문제들이 있다면 과감하게 뜯어고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준석 돌풍’에 與 ‘수술실 CCTV 법안’으로 공세 강화
이 대표의 반박은 민주당이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을 계기로 이 대표의 ‘약한 고리’로 평가되는 정책 역량에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이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에 대한 질문에 “의료사고를 줄이고 진상 규명 목적이 있다는 것에 동의하고 순기능에 대해서도 생각한다”면서 “사회적으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술실에 CCTV가 보급되면 의사들이 의료행위를 소극적으로 임할 수 있어, 국민의 건강에 더 긍정적인지 전문가 의견을 더 듣고 입장을 내겠다”는 발언이었다.
이와 관련해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어제 이 대표에게 ‘수술실 CCTV 설치법’ 입장을 물었는데,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대답을 했다”면서 “여의도 어법으로 이 말은 ‘반대한다’의 다른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논의를 반대하는 것은 아닌지, 여의도 어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청년다움을 벌써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촉구’ 1인 시위 중인 이나금 환자권익연구소장을 만났다. 이 소장은 의료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권대희씨 모친이다. 이 소장이 “전날 이준석 기사를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 그 분은 민생법안에 관심이 없고 할 용의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하자, 송 대표는 “수고가 많으시다. 재판 과정부터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만날 때 그쪽 의견도 물어봐야 한다”며 “양쪽의 논쟁 과정과 보고를 듣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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