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강동희 제명 해제 요청 기각
"부정방지 강사 활동 인정하지만
아직 사면·징계 경감할 때 아냐"
[경향신문]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강동희 전 프로농구 원주 동부 감독(55·사진)의 제명 처분 해제 요청이 기각됐다.
KBL은 15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강 전 감독의 제명 조치에 대해 재심의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재정위는 “강 전 감독이 국가대표 선수로서 각종 국제 대회에 출전해 국위선양에 기여한 점과 징계 후에도 지속해서 기부 및 부정방지 강사로 활동하며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현시점에서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스포츠 환경 조성을 위해 본안건을 기각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KBL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 사안에 대해 다시 논의하지 않겠다는 게 KBL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재정위는 프로농구 10개 감독과 농구 원로 등 농구계 인사들의 탄원서가 KBL에 접수된 데 따라 열린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 넘게 진행된 회의에서는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감독이 실수했지만 반성도 많이 했다. 기회를 다시 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징계 해제는 승부조작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조승연 재정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전화통화에서 “강동희 전 감독이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줬지만 아직은 징계에 대한 사면을 하거나 경감할 시기가 아니라는 쪽으로 위원회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강 전 감독은 2011년 2~3월 프로농구 정규리그 일부 경기에서 브로커들에게 4700만원을 받고 후보 선수들을 경기에 기용하는 수법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2013년 8월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받았고, 같은 해 9월 KBL에서 제명됐다.
강 전 감독은 형을 마친 뒤 프로스포츠협회 부정방지 교육 강사, 각종 봉사활동, 강동희 장학금 수여 등의 활동을 하며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강 전 감독은 재정위원회 결정에 대해 “어쨌든 재정위를 열어준 것만 해도 감사하다. 위원회가 내린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각 결정과는 상관없이 징계 이후 그동안 쭉 해왔던 봉사나 장학금 기부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탄원서를 낸 것에 대해서는 “현장에 복귀하겠다는 것보다 지금 운동하는 아들들을 위해 아버지로서 명예회복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일본 목욕탕서 700장 이상 불법도촬한 외교관···조사 없이 ‘무사귀국’
- 서울 다세대주택서 20대 남성과 실종 신고된 10대 여성 숨진 채 발견돼
- 안현모, 이혼 후 한국 떠나려고···“두려움 있었다” (전참시)
- 아이가 실수로 깨트린 2000만원 도자기, 쿨하게 넘어간 중국 박물관
- 인감증명서 도입 110년 만에…9월30일부터 일부 온라인 발급 가능해져
- “하이브·민희진 분쟁은 멀티레이블 성장통” “K팝의 문제들 공론화”
- ‘유시민 누나’ 유시춘 EBS 이사장 사무실 압수수색
- 김신영 날린 ‘전국노래자랑’ 한달 성적은…남희석의 마이크가 무겁다
- 국가주석에 국회의장까지 권력 빅4 중 2명 숙청···격랑의 베트남 정치
- 수능 6등급도 교대 합격···상위권 문과생들 “교사 안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