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소리 내면 죽어..롤러코스터 같은 스릴에 숨이 멎는다
[경향신문]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는 영리한 영화였다. 시각은 없지만 청각은 극도로 발달한 괴생명체가 인간을 별다른 이유 없이 공격한다는 설정이었다. 이 때문에 아이가 무심코 작동시킨 장난감 소리, 발자국 소리, 나뭇가지 꺾이는 소리까지 공포를 자극했다. 괴생명체의 기원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다짜고짜 몰아치는 스피드도 인상적이었다. 공포영화 치고는 이례적으로 극장에서 팝콘 먹는 소리 내기가 미안해지는 영화였다.
전편의 성공에 힘입어 속편이 16일 개봉한다. 도입부부터 전편에서 생략한 괴생명체의 공격 첫날을 긴박감있게 보여준다. 이후 전편이 끝난 다음부터 이야기가 다시 이어진다. 아빠(존 크래신스키)는 사망한 상태고, 엄마 에블린(에밀리 블런트)과 갓난아기를 포함한 3남매가 힘겨운 삶을 이어간다. 가족은 새 은신처를 찾기 위해 맨발로 텅빈 거리를 떠돈다. 이들은 옛 이웃 에멧(킬리언 머피)을 만나 도움을 청하지만, 혼자서도 살아남기 힘든 에멧은 에블린 가족을 외면하려 한다. 용감한 딸 레건(밀리센트 시몬스)은 우연히 라디오 전파를 포착한 뒤, 이 전파를 보낸 사람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속편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군더더기가 거의 없다. 상영시간은 97분으로 길지 않다. 1편을 보지 않았더라도 괴물에 대한 한두 가지 설정만 알면 영화를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다.
대멸망 이후의 세계를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가 흔히 채택하는 ‘괴물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주제가 새로울 것은 없지만, 어차피 이 영화는 롤러코스터 같은 스릴과 공포를 즐기는 것이 목적이다. 따져 보면 괴생명체가 등장하는 장면 자체는 많지 않다. 롤러코스터가 천천히 고점을 향해 오르듯, 대부분의 시간이 소리와 상황을 통한 긴장 조성에 소요된다. 롤러코스터가 빠른 속도로 하강하듯, 중반부에는 세 가지 상황이 교차하며 관객을 집중시킨다. 혼자 남은 아기, 약을 구하는 엄마, 피난처를 구하러 간 딸이 각기 위기에 처한다.
전편에 이어 에밀리 블런트의 배우자이기도 한 배우 존 크래신스키가 연출을 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북미 극장가가 완전히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의 전개와 흥행 성적으로 볼 때 3편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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