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친분 업체들, 취임 직후 설립해 대거 수주

이대완 2021. 6. 1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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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지방자치 30년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보는 연중기획입니다.

김일권 양산시장 취임 뒤, 김 시장 친인척 회사들이 양산시 공사 수의계약을 취임 전보다 7배 많이 따냈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KBS가 민선 7기 3년 동안 양산시 조경공사 수의계약을 살펴보니, 김 시장 취임 직후 지인들이 만든 신생업체 두 곳이 90여 건을 따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보도에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양산시 한 게이트볼 연습장, 바닥 모래를 교체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공사 예산은 모두 1,900만 원, 경쟁 없이 수의계약을 한 업체는 양산지역 A 조경회사입니다.

이 업체가 설립된 시기는 2018년 9월.

김일권 양산시장 취임 두 달 만입니다.

KBS가 이 업체 설립 뒤 양산시가 발주한 조경 관련 21개 분야 2천만 원 이하 수의계약 공사 천백여 건을 분석했습니다.

이 결과, A 업체는 설립 다음 달 4건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3년 동안 모두 40건, 3억 8천만 원을 계약했습니다.

같은 기간 양산시와 수의계약을 한 2백여 개 조경 관련 업체 가운데 건수는 3위, 액수로는 4위입니다.

등기부등본상 이 업체 대표는 30대 김 모 씨.

하지만 실제 경영자는 김 대표의 아버지로, 김 시장의 2014년, 2018년 선거운동을 도운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는 김 시장이 양산시의원을 그만둔 2008년 이후 자신의 또다른 회사에 채용했다고 말합니다.

[김○○/A 조경업체 사실상 대표 :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인가 직원으로 등재해서 (김 시장이) 월급도 받았습니다. 2백만 원씩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시장 실세다 측근이다, 이러니까 알아서 이렇게 (공사를) 챙겨줬어요."]

또 다른 양산의 B 조경업체, 민선 7기 김 시장이 취임한 2018년 7월 1일 설립됐습니다.

신생업체인 이 업체는 양산시가 발주한 조경 관련 공사 가운데 47건, 4억 5천여만 원을 수주받았습니다.

전체 2백여 개 조경 관련 업체 가운데 건수나 액수로도 모두 2위입니다.

이 업체 사내이사는 김 시장 친족의 오랜 지인으로, 김 시장 측근을 영입했다고 말합니다.

[B 조경업체 사내이사/음성변조 : "제가 도움을 좀 받기는 받았습니다. 어딜 가나 (시장) 측근들 일하잖아요. (시장 측근을) 안 잡았으면 1년에 수의계약 5천만 원이나 하겠습니까. 절대 못 합니다."]

이들 업체가 김 시장 취임 3년 동안 맺은 수의계약은 각각 40건과 47건.

이 기간 양산시 공사를 수주한 나머지 회사들의 계약 건수는 평균 5건에 불과합니다.

양산시는 각 발주 부서의 재량이라고 말합니다.

[양산시 회계과 계약 담당/음성변조 : "조금 뭐, (업체가) 잘하니까. 각 직원이 부서에서 챙겨서 이 업체 불러서 먹고 살라고 하는 거지."]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실적이 없는 1, 2년 차 업체로서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합니다.

[○○ 조경업체 계약 담당자/20년 경력/음성변조 : "((신생업체가) 계약을 많이 따냈더라고요. 이게 가능한 거예요?) 그게 불가능하지요. 신생업체로 경험도 없고. 그거(윗선 지시) 없이 그렇게 해 줄 수 있습니까? 어디."]

김일권 양산시장은 KBS의 수차례 해명 요청에도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경기도는 특혜나 부정한 수의계약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특정 업체와 한해 4건, 서울시는 2016년부터 한해 5차례 이상 계약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했습니다.

또, 수의계약 금액도 경기도는 천만 원 이하로, 서울시는 천5백만 원 이하로 낮췄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영상취재:김대현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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