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푸집 넘어져 하청노동자 숨져.."1차 고정 부실"
[앵커]
경기도 평택의 한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를 붓기 위해 만든 '거푸집' 틀이 넘어지면서 하청노동자 1명이 숨졌습니다.
경찰은 거푸집의 고정이 부실했던 점, 그리고 사고 뒤 곧바로 119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점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용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도로 확장 공사 현장.
교각이 될 두 개의 거푸집 사이에 이어진 줄이 보입니다.
팽팽하던 줄이 서서히 내려가고 거푸집 틀이 기울기 시작하더니 1분 30초쯤 뒤 쓰러집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깜짝 놀랐어요. 119(구조대)가 들것 들고 가서 (부상자 싣고) 나오다가 (가슴을) 막 누르더라고. 그때 벌써 의식이 없었어요."]
하청업체 노동자 52살 A 씨가 깔렸지만 주변의 작업자들은 손쓸 방법이 없었습니다.
119구조대와 크레인이 도착한 뒤 구조했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넘어진 철제 거푸집 틀의 무게는 무려 3톤에 달합니다.
바로 옆에 있는 이 거푸집처럼 쇠파이프 등을 기대어서 1차적으로 고정시킨 상태였는데요.
원래 잘 버텨줘야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만 무너지고 만겁니다.
당시 A 씨 등 2명이 아래에서 거푸집 보강 작업을 하던 중이었는데, 경찰은 1차 고정이 제대로 안 이뤄진 상태에서 작업을 계속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조금 부실했죠. 1차(고정)가. (정밀 현장) 감식을 할 거예요. 그 결과를 봐야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고요. 1차적으로는 그게 잘못돼서 넘어가면 안 되는 건데 넘어간 것은 맞아요."]
119신고가 늦은 의혹도 있습니다.
CCTV 기록상 사고 시각은 오후 4시 23분쯤.
그러나 신고는 4시 39분에 접수됐습니다.
[현장 관계자/음성변조 : "(안전조치 미흡한 점이 전혀 없었나요?) 지금은 당장 저거 하니까. 지금은 (조사 중이라) 얘기하기가..."]
노동청과 국토부 등이 현장 작업을 중지시키고 조사에 나선 가운데, 경찰도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부실 시공과 안전 조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영상편집:오대성
김용덕 기자 (kospir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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