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윤리법 유명무실..세월호 참사 반성 무색
[KBS 부산] [앵커]
퇴직 공무원이 공기업과 업무 연관성이 깊은 산하기관에 가지 못하게 공직자 윤리법을 개정한 건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수부 관료들은 강화된 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퇴직하자마자 산하 공공기관 대표 자리를 꿰차고 있는데요,
공직자 윤리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최위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건 '해피아'입니다.
해양수산부 관료와 마피아를 합친 합성어입니다.
해수부 관료 출신들이 산하 관계 기관 보직을 독식하면서 봐주기식 일 처리로 감시·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참사가 난 그해, 퇴직 공무원의 취업 제한 대상을 공기업과 공직 유관단체까지 넓히고, 취업 제한 기간도 퇴임 뒤 2년에서 3년으로 늘렸습니다.
특히 2급 이상 공무원 등 고위 공직자에 대해서는 업무 관련성 범위를 퇴직 전 기관 전체의 업무로 넓혀 적용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실제 지난 1년간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퇴직 공무원 취업 심사를 한 결과, 취업을 제한하거나 승인하지 않은 건수는 전체 1,000여 건 가운데 190여 건에 불과합니다.
신청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심사를 그대로 통과해 취업한 겁니다.
[조경근/경성대학교 윤리교육학과 교수 : "특히 중앙 정부의 관료들이 산하 또는 관련 기관에 재취업을 하는 것은 사실 이게 꼼수의 조항을 가지고 하는 거거든요. 이것도 적폐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문제는 허술한 심사마저도 받지 않는 곳이 더 많다는 겁니다.
인사혁신처가 고시하는 퇴직 공직자 취업 심사 대상 공직 유관단체는 전체의 15%에 불과합니다.
[안일규/부산경남미래정책 사무처장 : "관피아를 막기 위해서 공직자 윤리법이 있습니다만 취업제한 기관 수가 많지 않고, 해당 당사자들의 예외조항들도 너무 많아서 앞으로 공직자 윤리법이 개정돼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현 정부는 2018년, 퇴직 공무원의 임원 선임 제한 기간을 퇴직 이후 6개월 이상을 원칙으로 한다는 지침까지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퇴직 이후 3년 제한을 둔 공직자윤리법을 정부가 앞장서 무시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영상편집:김종수/그래픽:최유리
최위지 기자 (wij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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