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일해공원' 명칭 변경 논의 '공전'

김정훈 기자 2021. 6. 1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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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 "전두환 호에서 따온 이름 바꿔야"..군 "여론수렴" 미적

[경향신문]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호를 딴 경남 합천의 ‘일해공원’ 명칭 변경 논의가 공전하고 있다.

경남 합천군 합천읍 황강변에 있는 일해공원의 명칭은 본래 ‘새천년생명의숲’이었다. 그러다 2007년 합천군이 전씨의 호 ‘일해’를 따서 이름을 바꾼 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일해공원 입구에는 전씨 친필로 새겨 놓은 ‘일해공원’이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공원의 이름을 바꾸고 나서 14년이 흘렀지만 명칭 논쟁은 진행형이다. 시민단체는 해마다 5월이면 명칭을 변경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해공원 명칭을 유지하자는 의견과 전씨 관련 기념물·전시물 지원을 철회해 역사를 바로잡자는 입장이 서로 부딪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합천군민들이 지난달 18일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위한 합천군민 운동본부’(운동본부) 발대식을 열고 공원 명칭 변경을 요구했다.

이에 합천군은 지난 4일 시민단체와 지역 유관단체, 지방의원, 이장단 등 30명을 군청으로 초청해 일해공원 명칭 변경 방안 확정을 위한 군민 간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합천군이 코로나19 방역 등을 이유로 간담회 참석 인원을 제한하면서 찬반 측 인원 형평성을 맞추지 않았다며 운동본부 측은 간담회에 불참했다.

합천군은 사실상 간담회가 무산된 이후 최근 여론조사로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운동본부는 반발했다.

운동본부는 “일해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해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지 말라”며 “전관예우는 불법으로, 여론조사를 통해 명분을 찾지 말고 당장 명칭을 변경하라”고 요구했다. 운동본부는 이어 “일해공원을 옆에 두고 합천군민으로서 자존감을 갖기 힘들기 때문에 다시 한번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합천군은 “균형 잡힌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군민 의견 수렴 방안을 다시 찾을 계획”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실 관계자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문제를 풀고자 첫발을 내디딘 만큼 충분히 여론을 듣고 합천군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어 “여론조사든 공론화든 주민이 수긍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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