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과장·카국장, 더 이상 안 된다"..'세종의사당 건립' 조속 처리 촉구

윤희일 선임기자 2021. 6. 1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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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세종시장 '국회법 개정안 처리' 여의도서 1인 시위

[경향신문]

이춘희 세종시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의 조속 처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종시 제공
국민의힘 미온적 태도…여 단독 법안 처리도 쉽지 않아
“6월 임시국회가 마지노선”…내년 대선용 카드 이용 우려

‘길과장’, ‘카국장’.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이런 별명이 붙은 지 오래다. 정부세종청사와 서울 여의도 국회를 수시로 오가야 하는 44개 기관의 많은 공무원들이 길에서 시간을 보내고, ‘카톡’으로 업무를 보는 불합리한 현실을 빗댄 말이다. 세종시 소재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3년간 관외 출장에 쓴 비용이 917억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여야 정당도 이런 상황을 알고,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여야 합의로 147억원의 예산까지 마련했고, 국회 안에 전담조직까지 꾸렸다. 하지만 예산은 한 푼도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근거가 되는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과 세종시 등은 6월 임시국회에서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믿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소속인 정진석 의원까지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여야가 큰 틀에서 법안처리에 공감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국회법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가 이미 열리고, 이전 부지가 오래전에 마련돼 있기 때문에 ‘장애’는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변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야당(국민의힘)의 미온적인 태도를 가장 우려한다. 최근 국민의힘 대표 선출을 위해 개최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도 세종의사당에 대한 언급이 하나도 없었다. 이준석 대표가 지난 14일 대전현충원을 참배하는 과정에서도 관심이 표출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상반기 국회법 개정안 통과를 수차례 강조했지만,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하기도 쉽지 않다.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지 전경. 세종시 제공

세종 지역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국회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세종의사당 건립 문제는 내년 대통령 선거용 카드로 이용당하게 되고, 결국 세종의사당 건립은 계속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시민단체는 물론 이춘희 세종시장까지 법안 처리를 촉구하고 나선 배경이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완성 시민연대는 ‘6월 임시국회는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골든타임이자 마지노선’이라면서 국민의힘 이 대표에게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상반기 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최근 촉구했다.

이춘희 시장은 아예 거리로 나섰다. 이 시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에 국회 기능의 상당 부분을 옮겨 국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강력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면서 국회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회견을 마친 이 시장은 국회법 개정안의 처리를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도 벌였다.

세종시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 김수현 센터장은 “국회 세종의사당이 건립되면 세종시가 갖고 있는 행정수도로서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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