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직접 '가짜 농부' 잡아낸다

안서연 2021. 6. 1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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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LH 직원들의 농지 투기 사건을 계기로 부적절한 농지 소유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KBS는 앞서 제2공항 예정지 가짜 농부 실태를 보도해드린 적 있는데요.

가짜 농부들의 부당한 농지 취득을 고발하기 위해 이번엔 진짜 농부들이 나섰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40년 농사 경력의 이 농민은 해마다 땅을 빌려 농사짓습니다.

그런데 토지주가 임대차 계약서를 써주지 않다보니 쫓겨나기 일쑤고,

농가소득 보전을 위한 공익직불금도 매번 농사를 짓지도 않는 토지주가 가져가지만 따지지 못합니다.

[임차 농민/음성변조 : "항의하면 내년 농사를 우리는 못해요. 밭을 안 해주면 농사 어떻게 해. 그런 경우가 있어 가지고 항상 입을 다물고 있는 거지.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야."]

이처럼 가짜 농부가 오히려 혜택을 받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 농민들이 나섰습니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실제 농사는 짓지 않고 농지를 소유한 토지주들을 찾아내 농지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는 겁니다.

[채호진/성산읍농민회 사무국장 : "가짜 농부들, 그 부분을 먼저 우리가 찾아내고, 그 다음에 행정에서 차후에 이런 일들을, 우리가 벌인 일들을 제도 개혁으로 다시 맡아서."]

농민단체 차원에서 농지 투기 의혹 조사를 위한 '농지대책특별위원회'를 꾸렸는데,

제주도 전역의 농민회 회원들이 각 지역에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고창건/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사무처장 : "가짜 농민이 진짜 농민이 되고 진짜 농민이 가짜 농민이 되는 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직불제 부정 수급 사례를 조사하고 고발하는 운동을."]

농민들이 직접 농지 투기를 적발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건 전국적으로 이번이 처음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 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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